제주 등 5개 국제공항 폭탄 테러 글 30대 구속

제주 등 5개 국제공항 폭탄 테러 글 30대 구속
경찰 수사 결과 동일범 소행…추적 피하려 아이피 우회
피의자 "경찰이 날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어 범행"
  • 입력 : 2023. 09.12(화) 11:37  수정 : 2023. 09. 13(수) 14:58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지난달 인터넷 커뮤니티에 잇따라 게시된 전국 5개 국제공항 대상 폭탄 테러·살인 예고 글은 컴퓨터를 전공한 30대 남성이 작성해 퍼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경찰이 나를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어 범행을 했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청은 협박과 위계에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8월6일 오후 9시7분부터 이튿날 0시42분까지 국내 인터넷 커뮤티니에 '전국 5개 공항에 폭탄 테러를 저지르고, 공항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흉기로 찌르겠다'는 내용의 협박 글을 6차례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불과 3시간 35분 사이 김해, 대구, 인천, 김포공항에 대한 테러 예고글을 순차적으로 올렸다.

A씨 범행으로 5개 국제공항에 경찰특공대 등 경찰 300명이 동원돼 정밀 수색을 벌이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또 당시는 전국적으로 무차별 이상동기 범죄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크던 시기였다.

경찰은 작성 시간대와 게시글 내용을 토대로 5개 공항 테러 예고 글을 모두 동인 인물이 작성한 것으로 보고 아이피를 분석해 지난달 23일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어 A씨 주거지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 하드 디스크 등을 압수하는 한편 A씨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벌였다.

A씨는 1차 조사 때만하더라도 자기가 올린 글이 아니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또 A씨는 범행 이후 휴대폰와 노트북을 초기화 하는 등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고 했지만 경찰이 2차 조사에서 압수물 분석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내밀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대학에서 전자공학과를 나오는 등 컴퓨터 전공자였으며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이피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테러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찰이 잡을 수 있을 지 시험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여러 공항을 상대로 테러 예고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선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그랬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A씨가 공항 운영도 방해한 것으로 보고 항공보안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 공항 수색에 수백명의 경찰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고려해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실제 테러 또는 살해를 저지를 목적으로 글을 올린 것이 아닌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적용 혐의를 특수협박에서 협박으로 변경했다

김성훈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무분별한 흉악 범죄 예고 글 게시행위는 심각한 범죄로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며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하고, 치안력을 낭비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42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