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 극복의 날

[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 극복의 날
  • 입력 : 2023. 09.13(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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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 8월 말에 개인적인 이유로 미국 동부의 한 작은 도시를 방문했다. 시차적응의 어려움으로 하루 종일 몽롱한 상태에 놓였지만, 미 동부 작은 도시 곳곳에는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매우 익숙한 모양과 색깔의 알츠하이머 협회의 보라색 로고였다. 알츠하이머 협회에서 '세계 알츠하이머 병의 날'을 기념하며 '알츠하이머 병을 끝내기 위해 걸읍시다'라는 구호와 함께 지역 사회 내에서 걷기 대회를 홍보하는 포스터였다. 알츠하이머 협회의 활발한 활동과 치매 극복을 위한 세계 각지의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9월 21일은 1995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알츠하이머 협회와 함께 가족과 사회에서의 치매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이날을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2008년부터 '치매 극복의 날'로 지정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치매 극복은 어느 정도 진전됐을까? 올 7월에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컨퍼런스(AAIC)에서는 새로운 치료약 및 조기 진단에 관한 몇 가지 유의미한 새로운 연구가 소개됐다.

도나네맙의 3상 연구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추가로 확인돼,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또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법도 보고됐는데, 이 치료약은 알츠하이머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지단백 유전자 E4의 영향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치매의 예방에서는 노년기 자원봉사 활동의 중요성이 밝혀졌다. 노년기 자원봉사 활동은 봉사 활동 참여자의 기억력, 사고력, 실행기능을 향상시키고 전반적의 뇌 기능을 촉진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혈액검사를 기반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에도 큰 진전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혈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병과 관련된 변화를 80% 이상의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혈액검사를 통한 생물학적 표식자의 활용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조기 진단과 진단 정확도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치매 연구는 20~30년간의 정체기를 거쳐 최근 새로운 알츠하이머 병 치료약의 등장하면서 치료뿐만 아니라 진단과 예방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치매 극복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 끝은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주 9월 19일 오전 10시에 제주시 시민복지타운에서 제주도 광역치매센터와 6개 치매 안심센터가 공동으로 '치매 극복의 날' 기념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치매 극복 걷기 대회, 치매 인식 개선을 위한 작품전시 그리고 건강홍보 부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같이 진행될 예정으로 치매 극복을 위한 활동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길 바란다.<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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