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의 한라시론] ‘새 학년 자녀 공부’,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김용성의 한라시론] ‘새 학년 자녀 공부’,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 입력 : 2024. 03.14(목)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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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자녀가 스스로 공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에게 자율적인 선택과 흥미를 바탕으로 학습을 유도하고자 하는 부모가 많다. 어릴 때 많이 놀게 하고 즐거운 체험 속에서 학습과 친해지도록 유도하는 부분 자체는 문제가 안 되나, 공부를 매사 '즐겁게만' 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공부는 하고 싶을 때만 하고, 내키지 않으면 안 해도 되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흥미가 없다고 수학 공부를 안 할 수 있을까? 학교 다니면 다양한 평가를 보게 되는데, 평가가 재미없다고 평가에 무심한 아이가 실제 있다. 공부의 출발을 '흥미'와 '즐거움'으로 잡으면, 공부가 재미없을 때 즐겁지 않을 때 아이는 공부를 얼마든지 놔버릴 수 있다. 고학년이 될수록 내용은 더 어려워지고 공부량도 많아지는데 못 견디고 내려놓는 경우가 많다.

공부는 냉정하게 말해, '흥미'와 '즐거움'에만 방점이 있어선 안 된다. 흥미와 즐거움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건 맞으나, 공부의 전제가 될 순 없다. 흥미 없어도 즐겁지 않아도 공부는 자녀의 일과이며 꾸준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매일 밥 먹듯 양치하듯 공부는 '그냥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우선, 공부는 기본 맷집 '견디는 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아이 '수준에 맞는' 학습량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약속하는 게 좋다. 학습량이 너무 많고 학습 내용이 수준을 뛰어넘으면 '견디는 힘'을 키울 수 없다. 매일 양치하듯 '그냥 하는' 습관 형성, 책을 규칙적으로 잡고 '힘들어도 견디며 해내는' 약속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으로 공부는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근육 만들기와 악기 연주에서 제일 중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꾸준함이다. 했다가 안 했다가 하면 운동이든 악기 연주든 제대로 될 리 없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수준에 맞게 하루에 몇십 분, 몇 시간 약속대로 꾸준히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TV를 끄고 부모도 옆에서 같이 책을 읽는 등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성취감과 보람을 공유하면 더욱 좋다.

'하기 싫지만 견디는 힘과 습관' 형성이 공부의 출발이다. '일정 시간 규칙적으로' 책을 읽거나 자습하는 일상을 밥 먹듯 양치하듯 따지지 말고 습관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엄마표 자기주도학습'이다. '엄마 욕심'이 앞서가면 앞서갈수록 아이는 '수동적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학습량과 공부 시간 등을 부모가 다해버리면 안 된다. '상호 조율' 과정에서 더 인내하는 건 당연히 부모의 몫이다. '학습 동기'와 '성취감'까지 더해지면 공부가 탄력을 받게 됨은 물론이다.

공부는 강요한다고 압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은 자명하다. 부모가 훨씬 현명해져야 한다. 아이의 게으름과 '학습 의지'를 나무라기 전에, 아이가 스스로 갖추기 힘든 '공부 습관과 태도'에 부모가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차분하게 돌아보았으면 한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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