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진료기록 없는 '위기 아동' 행방불명… 경찰 수사

제주서 진료기록 없는 '위기 아동' 행방불명… 경찰 수사
2021년 5월 출생 만 3세 남아 소재 확인 불가 행방추적
예방접종·병원 진료 기록 없어 지자체 관리 대상 아동
친부 "어머니와 외국 있다" 진술했지만 출국 기록 전무
  • 입력 : 2024. 07.10(수) 18:05  수정 : 2024. 07. 12(금) 09:0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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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출산 기록은 있지만 필수 예방접종과 병원 진료 기록이 장기간 없고, 부모가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아 이른바 '위기아동'으로 분류된 3살 남아의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본보는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상황과 관계기관 대응엔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두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1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달 말 제주시 모 주민센터가 "A군 소재와 안전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현재 A군 행방을 추적 중이다.

A군은 2021년 5월 30대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만 3세 아동이다. 도내 모 종합병원에서 태어난 A군은 생후 4개월 때 맞은 국가필수 예방 접종을 제외하곤 그 이후부턴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예방 접종을 한 기록이 없다. 또 부모가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체납한 것으로 확인돼 정부는 지난해 A군을 'e아동행복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e아동행복지원사업은 예방접종 미접종, 건강검진 미검진, 장기결석, 건강보험료 체납 등 44종의 사회보장 빅데이터로 위기 아동을 발굴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렇게 위기 아동으로 분류되면 담당 공무원은 매해 4차례 분기별로 대상 아동 가정을 방문해 학대 여부 등 양육 환경을 조사하고 필요시에는 복지서비스를 연계한다.

A군 담당 공무원은 분기별 조사에서 해당 가정을 방문했지만 A군의 정확한 소재를 매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군 아버지는 첫 조사 때 "아내가 두 자녀와 함께 본국으로 출국해 친정에 머물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으로 다시 올 예정"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조회한 결과 A군의 해외 출국 기록은 전무했다. 반면 어머니와 A군의 누나은 지난 2021년 11월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와 자녀가 한국에 곧 돌아올 것'이라는 진술과 달리, A군 어머니는 2021년 11월 본국에 간 뒤 단 한번도 국내로 입국하지 않아 현재 외국인등록증까지 말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 복지 쪽 공무원이 어머니에게도 수차례 카카오톡 등으로 A군의 소재를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 A군 오누이는 어머니가 외국인이어서 복수 국적자다.

아버지 행방도 묘연하다. 담당 공무원이 최근까지 A군 아버지에게 수차례 연락하고 집에도 찾아 갔지만 매번 연락이 닿지 않거나 만나지 못했다.

A군 아버지는 평소 아내의 본국을 수시로 오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4월 이후부턴 해외로 출국한 기록이 없어 현재 국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A군 아버지부터 찾아야 둘째 아들 소재와 안전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군 아버지를 찾기 위해 통신 기록을 조회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에선 장기간 예방접종 기록이 없었던 생후 3개월 영아가 친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져 큰 공분을 샀다. 숨진 아동의 친모는 지자체 조사에서 대구에 있는 친부가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진술했지만 항공기 탑승 기록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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