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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4] 3. 조림정책 실태와 방향 (중)탄소중립과 제주 실천계획은
탄소중립 나무 심기 선언만 있을 뿐 실천전략 없다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21. 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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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2050 맞춰 나무심기 등
다양한 저탄소 사업 전개
신규 조림 갈수록 힘들어
대체 조림 체계적 접근을

2050탄소중립을 위한 30억 그루 나무심기 계획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탄소중립은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통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산림청은 지난 1월에 2050년까지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 3400만t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30억 그루 조림 계획 중 1억 그루는 도시숲 등에, 3억 그루는 남북협력을 통한 북한 황폐지 복구를 목표로 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26억 그루는 국내 산림경영을 통한 조림이다.

길게 뻗은 비자림로 양옆으로 1970년대에 식재된 삼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가운데 벌목한 공간은 비자림로 확장을 위해 베어낸 구간이다. 이윤형기자

문제는 우리나라의 숲은 30년 이상 늙은 나무들이 대부분이라 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들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나무를 심겠다는 구상이다. 조림을 위해 늙은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운 나무심기를 위한 벌기령을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숲의 72%는 30년 이상 된 나무로 들어차 있다. 산림청은 탄소흡수량을 늘리기 위해 앞으로 30년 동안 이런 늙은 나무를 베어내겠다는 것이다. 소나무와 잣나무 같은 침엽수는 나무나이 30살, 참나무 같은 활엽수는 20살이 넘으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늙은 나무라고 주장한다.

신규 조림이나 재조림도 아니고 잘 자란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겠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산림청의 시각과는 달리 나무는 오히려 수령 30년이 지나면 탄소 흡수능력이 증가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숲은 탄소흡수 효과가 탁월하다. 그렇지만 나무나 숲의 효과를 탄소흡수량만으로 따지는 것은 그야말로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단편적인 시각이다. 탄소흡수능력은 나무나 숲의 일부 기능일 뿐이다.

숲의 공익적 기능은 매우 다양하다. 산림청은 지난해 11월 산림의 공익가치는 연간 22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국민 한 사람에게 연간 428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흡수·저장 기능(76조원) 이외에 산림경관과 토사유출 방지, 산림휴양, 수원 함양 등에 기여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환경부는 산림청 계획을 원점에서 면밀히 재검토할 계획이다. 숲의 탄소 흡수량, 배출량의 정확한 산정방식과 어느 지역에 어떤 나무를 어떻게 심을 것인지 등 세부계획,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지난 4월 19일 도청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행동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도내 35개 기관·기업·시민단체가 민관협력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 인식을 확산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앞으로 제주도는 2050탄소중립에 맞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선언만 있을 뿐 탄소중립과 관련 산림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조림정책이나 방향 등 실천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탄소중립을 위한 나무심기는 2019년부터 제주도가 제주시·서귀포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500만 그루 나무심기, 도시숲 조성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나무심기 사업들 외에 제주도 차원에서 산림청의 2050탄소중립에 맞춘 산림분야의 가이드라인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탄소흡수원 확충 나무심기 사업과 관련 제주지역의 기후와 특성을 고려 경제·환경적으로 가치가 있는 수종으로 조림해 나가는 것을 추진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계획은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생애주기별 내나무 갖기 행사, 범도민 무료 나무 나누어주기 캠페인, 탄소흡수원 나무심기 범도민 캠페인 등 이벤트성 행사 위주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제6차기(2018~2037년) 산림계획으로 제주도는 사업비 443억 원을 투입 3660㏊(경제수 조림 60㏊, 큰나무 공익 조림 1200㏊, 대체 조림 2400㏊) 조림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대체 조림 면적이 2400㏊에 이른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도는 도로 확장 등으로 나무가 잘려나가는 데다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산림면적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신규 조림할 곳도, 대체 조림할 곳도 갈수록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제주도의 조림면적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제2차 치산녹화 10년 계획(1979~1988) 기간만 하더라도 제주도는 3만7282㏊를 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10년간 연평균 3700㏊ 조림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1989년(428㏊ 조림)부터 조림면적은 급격히 감소한다. 이는 광복 후 혼란기를 거쳐 복구단계에 접어들면서 치산녹화사업에 의해 무임목지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다. 또한 임야라도 방목지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조림을 할 수 있는 대상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에서 신규 조림은 갈수록 힘들다. 신규 조림은 최소한 50년 동안 산림이 아니었던 지역에 새로이 산림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도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국·공유지를 제외하고는 신규 조림을 할 곳이 없다. 사유지인 경우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가상승 등을 기대하는 소유주로부터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적 이유로 제주도에서 신규 조림은 거의 힘들다. 제주도는 실지 산지에 식재하고 있는 경제수 조림을 신규 조림의 개념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신규 조림으로 추진한 경제림 조림은 60㏊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지역적 현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대체조림을 어떻게 해나갈지 과제로 대두된다. 어디에, 어떻게, 어떤 수종으로 심을지, 이로 인해 어떤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지 등 면밀한 점검과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그려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 행정뿐만 아니라 전문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논의의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 숲·산림정책은 도민의 건강과 삶의 질은 물론 청정 제주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그만큼 계획수립과정에서부터 미래지향적 시각에서 접근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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