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괴물' 한라산에 잠들다

'히말라야 괴물' 한라산에 잠들다
故 오희준 노제 관음사야영장에서 열려
  • 입력 : 2007. 05.29(화) 12:08
  • /표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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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히말라야 고봉에서 세상을 등진 ‘희말라야의 괴물’ 고(故) 오희준 부대장을 추모하는 노제가 29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 야영장에서 진행된 가운데 유족들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사진= 이승철기자



 ‘세계의 지붕 꼭대기/백설의 에베레스트산/우러러도 아득한 구름 위의 세상/하늘을 지르는 빙벽에 매달려/오, 그대는 만년설의 꽃으로 피어났구나/우리는 오래도록 기억하리라/2007년 5월 16일/팔천팔백사십팔미터의 에베레스트산 남서벽/눈사태에 의해 그대 이름이 영면한 것을/두고 두고 증언하리라.’

'히말라야 괴물' 한라산에 잠들다

지난 16일 에베레스트 고봉에서 세상을 등진 ‘희말라야의 괴물’ 고(故) 오희준 부대장을 추모하는 노제가 29일 오전 한라산 관음사 야영장에서 진행됐다.

 29일은 고(故) 고상돈 산악인이 세상을 등진 날로 오희준 부대장은 ‘고상돈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을 기념해 에베레스트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변을 당한 것이어서 동료 산악인들을 더욱 슬프게 했다. 제주산악인들은 이날 오후 3시 1100도로에 세워진 고상돈 추모비를 찾아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날 노제에는 유족과 동료 산악인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식전행사인 살풀이춤과 회심곡 공연에 이어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이날 노제가 시작됐다. 고인이 생전에 소속돼 있던 서귀포시영천산악회 김영준 부회장은 지난 89년 제주대 산악회 회원으로 산악인의 길에 들어선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으며, 고충홍 제주도산악연맹 회장의 고별사,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추도사, 양대성 제주도의회 의장의 애도사가 이어졌다.



 동료 산악인을 대표한 안흥찬 제주도산악연맹 고문은 고인을 추도하는 김용길 시인의 조시 ‘산 사나이 하늘을 오르다-제주 산악인 고 오희준 님 영전에’를 낭독해 후배 산악인을 잃은 슬픔을 토해냈다.



 오용진 유족대표의 인사말과 헌화를 끝으로 이날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노제가 모두 마무리됐다. 고인의 유해는 서귀포시 추모공원에 봉안됐다.

 제주도산악연맹은 향후 한라산에 부지가 마련되는 대로 고인을 기리는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비 옆에 유해를 봉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오희준 부대장 등과 함께 에베레스트 남서벽 코리아 신루트 개척에 나섰던 박영석 대장이 이날 노제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장은 동료를 잃은 슬픔을 가누기 힘든 듯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관음사 야영장 구석에 앉아 계속해서 눈물을 훔쳐냈다.

고 오희준 부대장은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대 에너지공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1월 일본 북알프스 동계등반을 시작으로 북극점과 남극점에 이어 8천미터급 고봉 10개를 등정했다. 대통령포장과 대한산악연맹 선정 고상돈특별상, 제주도를 빛낸 인물, 서귀포를 빛낸 인물 등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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