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즐거운 음악 나눌래요"

"청소년과 즐거운 음악 나눌래요"
첼리스트 장한나 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 위해 제주찾아
  • 입력 : 2007. 05.30(수)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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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즐거운 음악 나눌래요"

 "내가 가진 재능과 음악의 즐거움을 제주의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어요."

 첼로 대신 지휘봉을 잡은 젊은 거장 장한나(25). 지난 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지휘자로 데뷔무대를 가진 그녀가 29일 제주를 찾았다. 마스터클래스 진행과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베토벤 콘서트를 지휘하기 위해서다.

 지휘자 데뷔후 첫 무대로 제주를 택한 것은 그녀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다.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가 활발히 활동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유명 연주자들이 쉽게 찾지 못하는 곳이란 점도 그녀의 발길을 제주로 이끌었다.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로 우뚝 선 그녀가 어떻게 지휘봉을 잡을 생각을 했는지가 자못 궁금했다. "13년간 연주활동을 하면서 진실된 가르침을 준 훌륭한 연주자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어요. 성인이 되면서 그동안 받은 혜택을 청소년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4년 전부터 줄리어드 음대에서 지휘공부를 시작했죠. 그리고 1백명에 가까운 단원들이 하나의 악기가 되는 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의 가장 매력적인 악기이기도 해요."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장한나는 13년간의 연주활동을 통해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에게 배운 것을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앞으로 2년간 베토벤 교향곡 전곡(9곡)을 지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그녀가 베토벤을 선택한 데도 물론 이유가 있다. "베토벤은 클래식의 음악사를 바꿔놓은 인물이에요. 귀가 먼 그가 마음속의 소리로 창조해낸 음악은 환상적이고 감동적이죠. 그의 음악을 듣노라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어보어요"라는 게 이유다.

 "내 음악의 밑거름은 어려서부터 음악을 들으면서 잠이 들고 깨어나고, 놀았던 데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음악엔 정답도 없고, 이해하는 게 아닌 마음으로 듣는 것이죠. 새 친구를 사귈 때처럼 자주 접하다 보면 지루함이 즐거움으로 바뀌고 좋은 친구가 되죠.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게 청소년들의 현실이지만 어릴적 들은 음악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함께 무대에 섰던 지휘자 중 주세페 시노폴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그녀는 단원들의 눈빛에서 그를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존경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마스터 클래스에서 만난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악기를 든 모습이 마냥 귀엽다는 그녀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면 음악의 즐거움이 더해지고 아이들 실력이 쑥쑥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리더이면서 단원들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는 역할자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연주자의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서 연주는 변화해요. 매 순간 최선의 자세를 가져야 하다는 얘기죠.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는 말을 청소년들에 남긴 그녀. 그녀는 다음달 4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장한나와 함께 하는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베토벤 콘서트'에서 교향곡 제1번을 지휘하기 위해 아이들과 즐겁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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