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현장]서귀포시 인구유출 해법없나

[이슈 & 현장]서귀포시 인구유출 해법없나
투자유치·교육시설 확충… 주민의지 관건
  • 입력 : 2008. 02.11(월) 00:00
  • 윤보석 기자 bsyu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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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명소지만 중문과 구 서귀포를 중심으로 시설이 밀집돼 있다. 사진은 서귀포 시내 전경. /사진=한라일보 DB

교육문제 이유 젊은층 인구유출 심각
혁신·영어교육도시로 인구유입 기대
교통여건 양호… 실제 이주효과 의문


지난 2006년 7월 역사적인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지역균형 발전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1년 6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엔 교육 등의 이유로 젊은층의 인구 유출이 더 심해지고 있다.

▶실태 및 원인=서귀포시교육청에 따르면 서귀포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제주시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이 지난 2005년 36건, 2006년 50건, 2007년 62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는 초등 졸업후 중학교 입학이전인 2월중 제주시 전입을 요청한 학생으로 실제 중학교 진학을 전후해 제주시 전학 학생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소재 고교 진학자는 더욱 늘어난다. 올해 서귀포시 지역 중학교 졸업생 2천여명 가운데 3백77명이 제주시내 고교로 진학했다. 이 가운데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 고교 진학자수만 1백99명이다. 이는 2007학년도 1백74명에 비해 20여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서귀포 도심지역 중학생의 제주시 고교 진학은 2007학년도 48명보다 두배 가까운 83명이나 된다. 이처럼 학생들의 제주시 진학을 기화로 학부모들이 덩달아 제주시로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인구유출이 늘어나는 것은 우선 국내 최고의 관광도시인 서귀포시가 발전동력의 한 축인 '관광산업'이 기울어지면서 경기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관광업계는 풀이했다. 즉 서귀포시가 경유형 관광지로 전락하면서 관광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숙식비용이 서귀포에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귀포항으로 들어오는 뱃길이 막힌 것도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귀포항은 지난 1998년 이후 정기여객선 취항이 끊긴 상태다. 또 지난해 서귀포항 물동량은 32만5천톤으로 2006년 48만1천톤에 비해 무려 32%나 감소했다. 이는 도내 전체 항만 화물취급량의 3.5% 수준에 그치고 무역항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연안항보다도 화물취급량이 적은 실정이다.

교육시설 등 정주여건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것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특히 서귀포시가 장기적으로 교육명문도시 육성을 내걸면서도 현재 학생이나 학부모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시책이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행정기관의 대응=제주특별자치도는 출범과 함께 지역균형 발전 명목으로 도의 일부 기관을 서귀포시에 배치했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이뤄지는 혁신도시 입지를 서귀포시로 결정했다. 제주혁신도시는 지난해 9월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착공됐고, 공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2012년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 등 서울에 있던 대규모 기관 9곳이 이 곳에 둥지를 틀게 된다.

이와 함께 대정읍에 제주영어교육도시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추진중인 신화역사공원과 서귀포 관광미항 개발, 예래휴양단지 등이 진행되고 있다.

서귀포시도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행복한 서귀포'를 구호로 내걸고 외국대학 제주분교 및 혁신도시내 명문학교 유치 노력과 함께 마을별 주민소득향상 투자유치단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같은 사업들이 제대로 이뤄지면 혁신도시에 5천명, 제주영어교육도시에 2만6천명이 유치되는 등 적정수준의 인구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대책=현시점에서 각종 국책사업들이 완성되기 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뿐 아니라 도내 전지역의 교통여건이 양호해 실제 이주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의문이다. 이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일부 기관이 서귀포시에 청사를 마련했지만 실제 거주지를 옮긴 직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국책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져 단순한 기관이전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협력이 모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1차산업을 특화시키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FTA 등으로 위기에 처한 감귤산업이지만 소비자 기호에 맞춰 특화시켜나갈 때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문화 등의 시설에 대해서는 서귀포시 뿐 아니라 균형발전 차원에서 제주도가 직접 나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 전체적으로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 제주발전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제주발전연구원 김태윤 연구실장은 인구감소를 막기위해 "혁신도시 및 영어교육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을 지역과 연계시켜 주민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실장은 또 "무엇보다 지역주민 스스로 고유 자원과 특성을 활용해 소득을 향상시키려는 내생적 발전 의지가 중요하다"고 전제, "현재 운영중인 마을투자유치단이 양질의 외부자본을 적극 유치해 투자자와 지역주민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윤보석·홍미영기자







/ 전문가 기고 /

"마을별 테마박물관 건립 검토"

김의근 탐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최근 들어 산남에서 산북, 즉 제주시권으로 유출되는 인구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자녀들의 교육문제와 가계의 경제적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은 이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세계적 경쟁 체제에 속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도 국제무대에서 그 함량을 증명하지 못하면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신정부도 영어교육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 제주시내 쏠림현상을 조금이라도 막으려면 읍면 중·고등학교를 특성화해야 한다. 특히 영어교육에 대한 공적투자를 읍면지역부터 실시하여 상대적으로 사교육에서 취약한 산남지역의 영어교육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인구유입 확대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상주인구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서귀포지역에 일자리가 늘어나면 상주인구도 더불어 증가한다. 성산 섭지코지의 피닉스아일랜드, 대정의 역사신화공원, 서귀포 신시가지의 혁신도시 등 대규모 단지가 건설되면서 향후 상주인구는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대단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공될 수 있도록 행정력뿐만 아니라 더불어 지역주민의 관심도 필요하다.

서귀포 지역은 제주도에서도 날씨가 따뜻하고 경치가 수려한 곳이 많다. 이와 같은 장점을 활용해서 은퇴 후 노후를 제주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에게 제2의 고향을 서귀포시로 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예래동 휴양형주거단지 이외에도 은퇴후 주거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지역을 발굴하고 주변 환경을 개선시킴으로써 은퇴자들이 서귀포시에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휴양지 별장을 세컨드 홈으로 소유하는 추세에 따라 적합한 지역에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

서귀포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하지만 중문과 구서귀포를 중심으로 관광자원과 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서귀포시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 읍면별 테마박물관 건립을 제안하고 싶다. 가족단위의 개별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교육적 효과가 높은 각종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귀포시에는 이중섭 미술관, 테디베어 뮤지엄, 아프리카박물관, 소리박물관, 감귤박물관, 오설록뮤지엄 등 매우 훌륭한 박물관이 입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 읍ㆍ면의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소규모 박물관을 건립한다면 훌륭한 관광명소로 가꿀 수 있다. 예를 들면 추사 김정희 선생의 유배역사를 테마로 한 유배문화박물관, 군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적지박물관,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한 우도 땅콩박물관, 대정 마늘박물관 등을 건립하여 관광객들의 소비가 읍·면지역의 마을 단위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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