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자신과 이웃 위한 아름다운 일이죠"

"저축은 자신과 이웃 위한 아름다운 일이죠"
체계적 용돈관리 교육 필요
  • 입력 : 2008. 05.28(수) 00:00
  • 문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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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상 설문조사
(43)학교로 찾아간 경제교실
◇한달 용돈은 어느 정도 받나요?
시간·돈 활용해 큰 만족 얻는 것이 경제
절약 습관 기르기 위해 용돈기입장 써야
◇용돈은 주로 어디에 사용하나요?
> 공동 기획<
제주대서비스경영인력양성사업단
농협제주지역본부


"은행에 1년동안 예금을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3개월 있다가 돈을 찾으면 어떻게 되나요?" "돈을 은행에 오랫동안 맡기면 이자를 더 많이 주나요?"

역시 어린이다운 솔직한 질문들이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19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서광초등학교로 찾아간 어린이 경제교실에선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31명의 어린이(5학년 16명, 6학년 15명)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교육은 한국은행 김민규 조사역이 강사로 나서 어떻게 하면 돈을 잘 쓰고, 왜 평소 저축이 필요한지를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졌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왜 경제를 알아야 할까요? 부족한 시간과 돈을 잘 활용해서 더 큰 만족을 얻기 위한 방법이 바로 경제라고 할 수 있어요."

경제교실에선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애니메이션이 상영됐다. 영상물은 주인공인 세나와 재민이의 일상을 통해 어린이들이 용돈을 어떻게 쓰고, 또 용돈기입장은 왜 일기쓰듯이 매일매일 기록하는 게 좋은지를 알려줬다. 용돈이 생겼다고 군것질을 하거나 꼭 필요하지 않지만 사고 싶은 학용품 등을 구입하느라 모두 써버리면 꼭 돈이 필요할 때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재민이는 어느날 부모님과 동생, 친구에게 줄 초콜릿을 사느라 용돈을 다 써버려 부모님께 꾸중을 듣는다. 또 이튿날 학교에서 갑자기 화재를 당한 친구돕기 성금모금에서도 용돈이 없어 고민하게 된다. 같은반 친구들에게도 "용돈을 계획있게 써야지"라고 핀잔을 듣는다. 그제서야 세나와 재민은 그동안 계획없이 써버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럼 용돈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바로 하룻동안의 수입, 지출, 잔액 등을 자세히 기록하는 용돈기입장이다. 용돈기입장을 꾸준히 적어나가다 보면 불필요한 곳에 지출하는 돈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저축의 필요성도 느끼게 된다.

"저축은 아름다운 일이에요.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번 미국의 워렌버핏은 재산 가운데 37조원을 기부한 할아버지로 유명해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자신의 돈을 내놓은 것이죠."

이날 경제교육을 받은 김민아 어린이(5학년)는 "용돈을 군것질하는데 많이 사용하는데, 앞으로는 낭비하지 않고 아껴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광초등학교 정성문 교장은 "어린이들이 어렵게만 여기는 게 경제지만, 어릴 적부터 돈에 대한 계획을 세워서 아껴써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경제교육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msmoon@hallailbo.co.kr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용돈관리장을 작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용돈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제주대학교와 한국은행제주본부, 농협제주지역본부, 한라일보사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는 '몽생이의 눈높이 경제교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도초등학교 5학년 1반 47명과 서광초등학교 5, 6학년 31명, 몽생이 경제교실 체험단원 24명을 대상으로 경제교실 운영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 10명중 3명꼴 용돈관리장 작성

용돈관리장을 작성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작성하고 있다'고 응답한 어린이는 전체의 26%에 불과했고 나머지 74%는 용돈관리장을 작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어린이 10명 중 7명꼴로 용돈관리 개념없이 필요할 때 마다 즉흥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용돈관리와 소비에 대한 합리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부모로부터 받는 용돈 횟수는 '필요할 때마다' 38%, '1주일에 한 번' 32%, '용돈을 받지 않음' 22%, '한달에 한 번'과 '10일에 한 번'이 각각 4%로 집계됐다. 부모로부터 주기적으로 용돈을 받고 있는 어린이는 전체의 40%에 그친 반면 어린이들의 요구시마다 용돈을 주고 있는 형태가 60%에 이르고 있어 용돈에 대한 개념정립조차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용돈을 받지 않는 어린이도 10명 중 2명꼴로 조사됐다.

또 어린이들이 한달동안 사용하는 용돈은 '5천원 이하'가 5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1만~2만원' 30%, '2만~3만원' 9%, '4만원 이상' 4%, '3만~4만원'이 1%로 어린이별로 용돈 격차가 심했다.

어린이들은 현재 받고 있는 용돈의 금액에 대해 '적당하다' 67%, '부족하다' 15%, '많다' 4%로 응답해 현재의 용돈금액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용돈사용 - 잡비·군것질 순

어린이들이 주로 용돈을 사용하는 데는 기타 잡비가 4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군것질 28%, 학용품 구매 18%, 책 구입 6%, 게임비 3% 순으로 집계됐다. 결국 대부분의 어린이들(76%)은 용돈을 잡비나 군것질, 게임비 등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용돈은 주로 아버지(13%)보다 어머니(44%)로부터 받는 것이 세 배 이상 높았으며,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은행에서 직접 저축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는 6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당장 만원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저축' 39%, '기타' 16%, '책구입' 14%, '학용품 구매' 13%, '군것질' 10%, '게임' 9% 순으로 응답해 어린이들이 저축에 대한 학습효과를 통해 저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학교내 어린이 경제교육 소홀

외부강사를 초청한 경제교육 외에 학교 자체적으로 실시한 경제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84%가 '없다'고 응답해 학교내에서 어린이 경제교육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용기자 dyk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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