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일본 람사르습지 '오제습지'를 가다]

[해외르포/일본 람사르습지 '오제습지'를 가다]
댐·도로건설 위기 이겨낸 日 자연보호운동 메카
  • 입력 : 2008. 10.28(화) 17:13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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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습지는 후쿠시마, 군마, 니가타, 토치기 4개의 현에 걸쳐 있는 해발 1천4백~1천7백m 산악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닛코국립공원에 속해 있다가 2007년 오제습원만 별도로 오제국립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습원과 연못, 주변 산악지대를 포함해 국립공원 지정 면적이 총 3만7천2백여ha에 이르는 광활한 공간이다. /사진=강경민기자

2005년 람사르 등록·2007년 습원 국립공원으로 지정

1.5km 목재데크 명품… 인근 지역 생태마을로 고소득



○… 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총회가 28일부터 경남 창원시와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개막됐다. 국내 11곳의 람사르 습지 가운데 제주에는 물영아리와 물장오리 습지가 있다. 제주 습지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람사르 총회의 개막을 앞두고 취재진은 최근 일본 최대의 고원습지이면서 람사르 습지인 오제습지를 현지 취재했다.…○

[해외르포/일본 람사르습지 '오제습지'를 가다]



취재진이 오제습지를 찾은 것은 이 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2005년)된 명소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은 1세기전(1903년) 수원이 풍부한 이곳에 수력발전을 계획했다. 그 후에는 도로건설이 추진됐다.

한때 댐과 도로건설 등 인간의 간섭으로 사라질 뻔했던 위기를 극복하고 일본 자연보호운동의 메카로 거듭난 사실에 더욱 주목했다. 지금 이곳은 국립공원으로 보호되고 있다. 현지에서 탐방객들에게 나눠주는 홍보자료에는 오제습지를 지켜내 온 노력과 백년의 족적을 연표로 보여준다. 여기에 이들의 자긍심이 묻어난다.

또 하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 곳 사람들의 모습이다.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가타시나 마을. 인구가 6백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매년 60만명이 방문하고 가구당 소득이 4억원에 달한다는 곳이다. 일본 최대의 고원습지인 오제습지를 활용해 생태·농업체험 그린투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빡빡한 취재 일정 때문에 마을과 주민취재는 후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오제습지는 후쿠시마, 군마, 니가타, 토치기 4개의 현에 걸쳐 있는 해발 1천4백~1천7백m 산악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닛코국립공원에 속해 있다가 2007년 오제습원만 별도로 오제국립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습원과 연못, 주변 산악지대를 포함해 국립공원 지정 면적이 총 3만7천2백여ha에 이르는 광활한 공간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습원에서 '오제누마'라는 습지연못 일대를 일방통행 생태통로인 목재데크 목도를 따라 걸으며 광활한 습지를 감상하는 것이 백미다. 탐방안내소를 빼면 오제습지의 유일한 인공 구조물은 습원보호를 위해 가설한 목도와 관찰용 데크가 유일하다. 자연에서 서식하는 동식물과 탐방객들이 오제라는 습지공간에서 공생한다.

1.5km의 습지를 가로지르는 목도의 꽃길 끝에 오제누마 연못이 호수처럼 펼쳐져 있다. 이곳 목도 개설의 역사는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말에 목도를 따라 걷는 탐방객들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목도는 이제 이곳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한낮에도 한기가 느껴지는 늦가을의 오제습지도 장관이지만 이곳의 절정은 아무래도 봄철이다. 물파초, 각시원추리, 끈끈이주걱 등 1천여종에 이르는 형형색색의 습지식물이 서식하는 생태박물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오제=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습지의 중요성]

람사르협약 전지구적 보호활동…생물다양성 寶庫 생태계 역동적

제주물영아리·물장오리도 등록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면서 습지(濕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습지는 생태관광, 자연체험 학습장으로도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고 할 만큼 생태계가 역동적이고, 특히 희귀종이 많아 생태관광과 자연체험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28일 개막된 람사르협약의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특히 전지구적 환경오염으로 멸종되고 있는 철새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 협약이 태동했다.

습지는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민물이든 짠물이든 관계없이 물이 흐르거나 고여 있는 곳을 말하며 강과 저수지, 연못, 늪, 갯벌에다 쌀농사를 짓는 논까지 포함된다. 습지에는 매우 다양한 멸종위기 및 희귀 야생 동·식물, 고유종이 수천년을 이어가며 어울려 서식하고 있다.

4습지는 위치에 따라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로 나뉜다.

▶람사르 습지=람사르협약에 가입한 국가가 자국내의 보전가치가 있는 습지를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목록'에 등록해 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간단히 '람사르 습지'라 한다. 지난 7월 현재 전 세계 람사르 등록 습지 수는 1천7백55개로 면적은 1억6천1백21만9천6백35㏊에 이른다.

1971년 2월 이란 해안도시인 람사르에서 채택돼 1975년 발효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1백60여개국이 등록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1997년 3월에 가입했다. 국내 람사르습지는 1997년 3월 제1호로 등록된 강원도 인제군의 대암산 용늪을 비롯해 내륙습지로는 최대 규모인 창녕 우포늪, 신안 장도습지, 순천만 갯벌, 제주 물영아리 오름, 태안 두웅습지, 울주 무제치늪, 무안 갯벌,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오대산국립공원 습지, 제주 물장오리 습지 등 11곳이 있다. 이 가운데 제주 물장오리와 강화 매화마름, 오대산국립공원 습지가 최근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환경부와 제주도는 한라산 1100고지 습지도 람사르 습지로 등록을 추진중에 있다.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인터뷰/오제습지보호재단]각계 기금 보호사업에 기여

취재진은 오제습지의 복판인 오제누마 습지연못 주변에 위치한 재단법인 '오제보호재단'을 찾았다. 이곳에서 기획과 책임자인 안두이 도모시도(사진)를 만났다. 그를 통해 오제습지의 역사와 보호정책을 들을 수 있었다.

▶재단이 운영되는게 독특하다.=1995년 설립됐다. 오제습지가 걸쳐져 있는 4개 현에서도 재단설립에 출자했다. 주로 방문자센터와 조사연구 기능을 수행한다.

▶보호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오제는 수력발전과 도로개설 등으로 한때 위기에 놓인 적이 있다. 일본속에서 자연보호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2005년 11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고 2007년 8월에는 오제지역만 단독으로 국립공원에 지정됐다.

▶재단 규모는 어떤가.=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에서도 파견돼 있다. 현에서 출자했지만 각계의 기금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개인과 기업체, 학생들을 포함해 연간 5백만엔이 모금되고 있다.

▶탐방객 규모는 적정하다고 보는가.=1990년대 중반만 해도 연간 탐방객이 60여만명에 달했다. 화장실이나 목재데크 운영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 최근에는 피크인 5~10월에 연간 35만명이 방문한다. 이 정도 규모라면 관리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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