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박물관 순례Ⅱ](1)제주돌문화공원

[제주섬 박물관 순례Ⅱ](1)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 대지에 화산섬의 삶
  • 입력 : 2009. 01.08(목)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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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 교래리 돌문화공원 돌민속품에 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오름 자락 아래 재현해놓은 제주 초가도 보인다. /사진=강경민기자

교래리 119번지 제주 민속문화 구해낼 '운명'

2020년까지 조성… 보여줄 것이 더 많이 남아



○… 다시 '제주섬 박물관 순례'를 떠난다. 2006년 17회에 걸친 연재 이후에도 도내 박물관 건립은 멈출줄 모르고 있다. 1월 현재 등록박물관·미술관은 48개에 이른다. 격주 연재되는 '제주섬 박물관 순례'를 통해 지역박물관의 경쟁력과 문화자원 방안을 찾는다. …○

도심에서 사라진 눈이 그곳에 있었다. 초가위에, 거무튀튀한 석상위에 하얀 눈이 내려앉았다. 차가운 날씨에도 아침 일찍 길을 나선 몇몇 관람객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 뽀드득 눈길을 밟으며 야트막한 돌박물관 입구로 향했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제주돌문화공원. 2006년 6월 문을 연 돌문화공원은 이제껏 가지 않았던 길을 내는 곳이다. 옛 북제주군과 탐라목석원간에 협약 체결이 이루어지던 1999년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22년간 조성사업을 벌이기로 되어있다. 거기다 국비와 지방비를 합친 총사업비가 1852억원에 이른다. 방대한 예산에다 1~2년내 뚝딱 건물을 짓고 콘텐츠를 채워가는 걸 당연지사로 여기는 이들에게 돌문화공원은 종종 '불가사의'한 존재로 여겨졌다.

▲돌문화공원 야외전시장에 항아리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놓여 있다.

개원 이래 돌문화공원 관련 뉴스엔 늑장, 갈등, 논란 같은 말들이 단골처럼 등장했다. 조례 제정에서 사업 부지에 대한 골프장 확장 추진까지 돌문화공원이 품은 가치가 알려지기 보단 잡음이 이는 시설로 입길에 올랐다. 돌문화공원관리사무소 김성언 소장과 총괄기획자인 백운철씨는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그간의 현안이 풀린 만큼 이제는 차곡차곡 사업을 수행하는 일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돌박물관 돌갤러리에 전시된 희귀한 모양의 자연석인 '보살상'.

돌문화공원을 찾으면 하늘로 향하는 돌계단을 시작으로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상징탑, 하늘연못, 돌박물관내 제주형성 전시관과 돌갤러리, 제주섬 돌문화를 집약해놓은 야외전시장 등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동자석, 장묘문화, 제주석상, 돌민속품, 돌하르방, 방사탑, 비석거리, 항아리 등 제주사람의 일상이 묻은 전시품은 하루종일 둘러봐야 할 정도다.

조성 계획대로라면, 지금 공개된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이 남았다. 97만㎡(휴양림을 포함하면 372만㎡)의 대지에 진행중인 2단계 1차 사업(2010년까지)을 통해 특별전시관을 짓고 전통초가마을을 재현한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2차 사업에서는 설문대할망전시관과 생태공원이 조성된다. 이중 내년 3월 개관예정인 특별전시관은 1950년대에서 2000년까지 50년동안 제주 사람들의 우수작품을 연대별로 상설 전시한다. 올해는 탐라목석원에서 무상기증한 자료가 돌문화공원으로 온다.

돌문화공원 주소는 교래리 산119번지다. 사업 예정지 도면은 설문대할망 머리위에 새가 날아와 앉은 형상을 했다. 돌문화공원 홍보물에 쓰이는 바로 그 이미지다. 백운철씨는 이같은 일을 언급하며 호흡이 가쁜 제주 민속문화를 구해내는 일을 돌문화공원이 맡을 거라고 했다. 텅빈 아스팔트 길을 내는데 수천억을 쓰면서 '가장 제주다운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일에는 왜 1천억대 예산을 지원할 수 없겠느냐는 말과 함께.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3~10월엔 오후 7시까지). www.jejustonepark.com. 710-6631.

▲관람객들이 눈쌓인 돌문화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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