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 심사에서 김경미, 홍인숙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 '우주산업'을 키우고 있지만, 내년에도 50억원이 넘는 예산을 정부 지원 없이 자체 투입하기로 계획한 것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과감한 투자에도 성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제주자치도는 내년도 예산안에 하원테크노캠퍼스를 기업 활동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옛 탐라대학교 건축물을 철거하는 공사비 30억원을 편성했다. 신규 전력 공급을 위한 시설분담금 25억원과 기존 건축물 철거공사 감리비 1억5000만원도 반영한 상태다. 이를 합치면 56억원이 넘는 규모다.
제주자치도는 하원테크노캠퍼스를 민간 우주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제주자치도는 내년 6월쯤 신규 산업단지 지구지정 고시가 이뤄지면 후속 절차를 거쳐 부지 공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한화우주센터는 현재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제주도는 앵커기업(선도 기업)인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연관 기업을 유치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제주자치도의 자체 재원만으로 우주산업 육성이 추진되면서 우려도 짙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가 제주의 미래 성장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지적과 맞물린다. 25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제주자치도 예산안 심사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제기됐다.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제주도가) 2023년 2월에 제주 우주산업 육성 비전을 발표했다. 하원테크노캠퍼스 조성 기본계획은 2023년 4월 20일에 됐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7월에 됐다. (절차상) 순서가 맞는지에 대한 부분은 넘어가더라도 이렇게 단시간에 일어났다는 건 (제주도)지사의 의지가 명확히 전달된 것"이라며 "(얼마만큼의) 미래 먹거리로 성장을 예상해서 이런 과감한 투자, 과감한 변경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양제윤 제주자치도 혁신산업국장은 "미래만 얘기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7개 기관·기업에서 114명의 인력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 68명이 제주도민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는 것은 미래이자 현실"이라며 "정부의 계획에 따라 추가 클러스터 지정을 받고 국비를 확보하려는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현재 인력이 고용된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인지 검토도 필요하다"며 "과감한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만들지 않으면 (도내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을 수 없고 도민 공감대 형성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6일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자치도가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제주종합경기장을 스포츠·관광·문화가 결합된 '종합스포츠타운'으로 재건립하는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추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아라동갑)은 제주자치도가 내년 예산안에 '공항~종합스포츠타운 간 전용 이동수단 구축 타당성 검토용역'으로 5000만원을 편성한 것을 거론하며 "(이마저도) 상임위 심사에서 감액됐다. 그런데 이 예산 외에는 현재 추진 중인 종합스포츠타운 타당성 용역 다음으로 연결되는 재원 확보나 민자 유치를 위한 예산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아직 용역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공항과 종합스포츠타운 간의 전용 이동수단 구축 용역은 올렸다. 보여주기식"이라면서 "그동안 관련 용역만도 세 번째인데, 진짜 종합스포츠타운을 하겠다는 건지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양보 제주자치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종합스포츠타운 (건립을 위한) 민자 유치를 위해선 (타운 내) 하루 생활인구가 몇 명이 될 것인가가 키포인트다. 체육인이 2만 명, 공항에서 오고 가는 사람이 2만 명 정도 됐을 때 투자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일 거라는 전제가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공항과 종합스포츠타운 간의 연결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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