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간의 끈질긴 추적…김길태 어떻게 잡혔나

15일간의 끈질긴 추적…김길태 어떻게 잡혔나
온 국민 충격과 공포로 몰아간 이 양 살해범 격투 끝에 검거
  • 입력 : 2010. 03.10(수)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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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이 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인 김길태가 범행 15일만에 마침내 검거됐다.

사상 최대규모의 경찰 수색이 수일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단 한번도 흔적을 들키지 않았던 김 씨는범행 현장 주변을 끝까지 떠나지 않고있다 결국 붙잡혔다.

부산 여중생 이 양(13)의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나타난 곳은 10일 오후 2시 45분쯤, 사상구 삼락동 G 빌라 옥상이다. 사람들로 붐비는 덕포시장 인근인 이 곳은 숨진 이 양의 집이나 김 씨가 은신해 있던 덕포1동 재개발예정지와는 직선거리로 불과 3~400m 떨어진 곳이다.

15일간의 끈질긴 추적…김길태 어떻게 잡혔나



경찰은 하루 전인 9일 부산 경찰의 1/4에 해당하는 2천여 명의 경력을 투입하고도 김 씨를 발견하지 못하자이날 다시 3천명으로 수색인원을 늘려 덕포동 재개발지역 내 일부 의심지점과 인접 마을을 추가해수색범위를 확대한 결과 김 씨 검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찰은 간단한 사전 조사를 벌인 뒤1시간 30분 만인 4시 30분쯤 사건 수사본부가 있는 사상경찰서로 압송했다.

◈ 김길태, 이번에도 빠져나갈뻔

수많은 취재진 앞에 처음으로 실물을 드러낸 김 씨는 무려 열흘 이상 도피생활을 해왔으면서도 "빈집에서 라면만 끓여 먹었을뿐 아무것도 한게 없다"며 이 양을 납치 살해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언론을 상대로 검거 경위를 설명한 뒤 곧바로 피의자 심문절차에 들어갔지만 김 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경찰의 물음에 전혀 응하지 않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태를 검거한 경찰의 이번 성과는 이중삼중의 차단망을 구축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할뻔 했다. 그만큼 김 씨는 이 지역 지리에 익숙하고 몸놀림이 째빠르다는 사실이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김 씨는 검거 현장인 3층 빌라 옥상에서 부산경찰청 기동대원 2명에게 가장 먼저 발견됐다.

경찰에 발각된 김 씨는 1m도 채 떨어지지 않은 바로 옆 건물옥상으로 뛰어넘어 달아났으며, 대원들이 뒤쫓아오자 2~3개 건물 옥상을 넘나들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대원들을 완전히 따돌린 뒤, 등과 손을 이용해 건물과 건물 벽사이를 타고 내려가 유유히 시장을 빠져나간 것이다.

대원들은 건물 2~3개를 넘어 3층 높이 건물 아래로 내려가는데 걸린 시간을 불과 30초 안팎으로 기억할 정도로 김 씨의 몸놀림은마치 날다람쥐를 연상시키듯 재빨랐고 순식간에 이뤄졌다고한다.

건물 아래로 빠져나온 김길태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일 없는듯시장 속으로 숨어들어가려 했으나, 다행히 건물 아래를 수색중이던 부산경찰청 직원에게 또 한번 발각되고 말았다. 김 씨는 이 때도 자신 곁에 접근한 경찰관의 얼굴을 후려치고 재차 도주를 시도했으며, 맞은편에서 수색해 오던 사하경찰서 소속 형사 2명이 달려와 제압하면서 끝내 검거되고 말았다.

◈ 사건 현장 떠나지 않는 은둔 습성이 검거 자초

김길태가 숨어있다 들킨 G 빌라 옥상은 경찰이 이전에도 수색한 적이 있는 장소로 알려졌다.

이 곳은 몸을 숨길 곳이 전혀 없는 텅빈 공간이어서, 그동안은신지로 삼아왔다기보다는 경찰이 대대적인 포위망을 구축하고 압박해오자 잠시 몸을 피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서는 김 씨가 정확히 어디에 몸을 숨겨왔는지은신처를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양을 살해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건 현장인 덕포동 일대를 떠난 적이 없었다는분석이다.

김 씨는 2살때 버려져 지금의 양부모에 입양된 뒤줄곧 이 일대에서 생활해왔고, 11년에 걸친 교도소 수감 생활을 제외하면 덕포동 일대를 거의 벗어난 적이 없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현재 460가구에 이르는 마을 주택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재개발계획으로 인해 빈집이나 폐가로 방치돼 있는데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서민층 밀집지여서 대낮에 빈집털이를 하기에도 용이해 김 씨의 은신지로는 최적이었다. 하지만 낯선 곳을 두려워하는 김 씨의 습성에 주목한 경찰이 같은 장소를 수차례에 걸쳐 끈질기게 반복 수색하면서김 씨의 도피생활은 막을 내리게 됐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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