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처리난 우려되는 월동채소

[현장속으로]처리난 우려되는 월동채소
무작정 심어놓고 요행수만 바라
  • 입력 : 2010. 07.26(월) 00:00
  • 김병준 기자 bjkim@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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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과잉생산으로 산지파기된 월동무. /사진=한라일보 DB

밭농업직불제 등으론 수급 안정 한계
제값받기 위한 농가의 자구노력 절실

공무원 A씨를 만나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월동채소의 재배면적을 줄여야 합니다. 그러나 농가들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행정에 기댈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월동채소류의 과잉생산으로 매년 되풀이되는 유통처리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배면적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는 등 농가부터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월동채소의 수급안정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제주형 밭농업직접지불제로는 과잉생산을 근본적으로 사전 예방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배면적 늘어나는 월동채소류=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월동채소 파종시기를 앞두고 실시한 재배의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6월 사이 월동무·양배추·당근·가을배추·마늘 등 10개 품목 1350농가를 대상으로 1차 재배의향조사 결과 전체적으로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3.3%(4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물별로 보면 가을배추(-1.0%)·월동무(-1.0%)·단호박(-1.6%) 등 3개 품목을 제외한 마늘(6.3%)·양파(7.5%)·당근(3.8%)·양배추(5.3%)·브로콜리(2.4%)·쪽파(1.2%)·적채(12.8%) 등 대부분의 품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약발 없는 월동채소류 수급안정 대책=제주자치도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월동채소류의 과잉생산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밭농업직불제를 그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800㏊를 대상으로 시행하기 위해 9억원의 예산을 들여 ㏊당 5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는 밭농업직불제로 ㏊당 농가 지원금이 지난해부터 50만원으로 갑절 늘어났지만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적절한 대체작물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밭농업직불제 참여보다 월동채소류를 재배하는게 훨씬 수익이 많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밭농업직불제는 농가를 움직일 수 있는 근본대책으로 기대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어떻게 해야 하나=농정당국에서 추진하는 밭농업직불제나 작목별 분산재배 등은 수급안정대책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농정당국의 월동채소 재배의향조사 결과를 토대로 농가의 자구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월동채소 과잉생산시 그 피해는 바로 고스란히 농가에 돌아가기 때문에 최소한 마을단위로 월동채소 재배면적 줄이기 등 농가 스스로의 의식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월동채소류의 적정 재배면적을 위해 밭농업직불제에 동참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나 농가의 안일한 인식 때문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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