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제주외항 2단계 공사 현장

[현장속으로]제주외항 2단계 공사 현장
"소라·전복 사라지고 악취만…"
  • 입력 : 2010. 08.16(월) 00:00
  • 고대로 기자 drk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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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외항 제2단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시 동부두 진입로 옆 해녀대합실 앞 바다가 심각한 오염으로 해조·어패류가 자취를 감추는 등 피해가 발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방파제공사 후 유속 느려져 오염 심각
냄새 진동… 녹조류·해산물 멸종 위기
"오염 차단·방파제 중간 통수관 설치를"

더위가 맹위를 부리던 13일 오후 4시 제주시 동부두 진입로 옆 해녀대합실 앞바다.

잔잔한 바닷물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고 물속에서는 하얀기포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다. 바다밑은 침전물이 쌓여 있고 녹조류가 검게 죽어 바위에 붙어 있다. 이 곳 바다로 연결된 통합식 우·하수관에서는 물이 끊임없이 흘러들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70대 해녀 할머니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곳에 들어가서 해산물을 잡아다 팔았었는데 이제는 하도 오염이 돼서 잡을 해산물이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왜 바다가 오염됐나=해녀대합실 바로 앞 바다에 방파제 축조공사를 한 후부터 바다가 오염돼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외항 2단계 항만시설 축조공사에 따른 방파제 공사가 진행된 후 부터 바닷물의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전에는 우·하수관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 물의 자연정화가 가능했는데 방파제 공사후 물의 흐름이 거의 사라지면서 바다로 떨어진 우·하수가 이곳을 빠져 나가지 못해 고이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항만개발과 관계자는 "현재 건입동 지역은 하수관과 우수관이 분리되지 않은 합류식으로 돼 있어 우수와 하수가 함께 바다로 내려오고 있다"면서 "방파제가 생기기 이전에는 물 흐름이 원활해 자연정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앞에 건설된 방파제가 물의 흐름을 차단해 이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외항 2단계 공사=제주외항 건설사업 1단계 서방파제 공사(1425m·1858억원)가 지난해말 준공됨에 따라 현재 2단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6년 12월 착공한 2단계사업은 총 1603억원을 투입해 크루즈부두 1선석, 잡화부두 2선석, 동방파제 390m, 호안 1204m를 시설하게 된다. 2011년 8월 준공목표로 지난 1월 5차 공사(375억원)가 조기발주됨에 따라 지난해말까지 73%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5차 축조공사는 동방파제 상부 243m, 동방파제호안 상부 100m, 유람선부두 하부 168m , 일반화물부두 상부 420m, 북측호안 하부 206m, 접속호안 상부 163m를 시설하며 92만㎥를 매립하게 된다.

▶오염 해결방안은 없는가=제주자치도 항만개발과는 현재 설치된 우·하수관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변경할 경우 더 이상의 오염은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자치도 항만개발과 관계자는 "건입동 지역은 오는 2013년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이곳에 유입되고 있는 하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으로 유입되는 하수를 차단한다고 해도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현재 공사가 진행된 방파제 중간에 우선 통수관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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