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아리](18)대정여고 ‘하울소’

[2010 동아리](18)대정여고 ‘하울소’
하늘을 울리는 감동의 소리
  • 입력 : 2010. 11.13(토)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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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을 앞둔 대정여고 풍물동아리 '하울소'는 '하늘을 울리는 소리'란 이름처럼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감동의 가락을 전하고 싶어한다. 사진은 최남단방어축제에 참가해 길트기 공연을 하고 있는 하울소. /사진=이승철기자

1991년 창립한 풍물동아리
점심시간마다 자발적 연습
풍물경연 단골 대상수상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대에서 열린 제10회 최남단방어축제. 제주의 대표적 해양문화축제를 내세우는 이 축제의 시작을 알린 이들은 대정여고 풍물패 '하울소'였다. 올해 처음 길놀이 행사에 초청된 하울소는 풍물 가락을 치며 대정읍을 누볐다. 팔딱이는 방어잡이의 신명을 더하듯.

하울소는 '하늘을 울리는 소리'란 말을 줄여놓은 명칭이다.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만이 아니라 하늘까지 감동시키겠다며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1991년 만들어졌다. 20년 가깝게 운영되는 풍물패로 대정여고가 자랑하는 동아리중 하나다.

지난 4일 대정여고 풍물동아리 연습실. 점심 시간에 맞춰 급식실로 향하는 학생들을 뒤로하고 동아리 회원들은 꽹과리, 장구, 북, 징을 제각각 잡았다. 시험이 다가오는 시기를 빼곤 늘 그 시간이 되면 연습실을 찾는다. 누가 강제로 시킨 게 아니다. 저절로 그렇게 한다. 20분씩 하늘을 울릴 듯 신나게 우리 악기를 연주하고 난 뒤 아이들은 비로소 점심을 챙긴다.

"신나요. 스트레스도 한번에 날아가버리는 것 같구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선후배나 친구들끼리 친해져서 더욱 좋습니다."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 장혜림(2학년) 학생은 그렇게 말했다. 그만이 아닐 것이다. 가락과 호흡을 가다듬으며 소리를 빚어내는 동안 아이들끼리 끈끈한 유대감이 생길 듯 하다. 무표정한 듯 악기를 치던 아이들은 가락이 고조될수록 얼굴이 환해졌다. 들썩들썩 어깨를 움직이고 눈을 맞추며 국악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모습이었다.

지도교사인 강순랑·강요람 교사는 아이들의 열정에 놀란다고 했다. 강순랑 교사는 "동아리 학생들이 풍물을 정말 좋아하는 구나 느낄때가 많다"면서 "방학때도 하루 4시간씩 꼬박꼬박 연습한다"고 덧붙였다.

하울소에 참여한 아이들은 1~2학년 학생 18명. 그동안 기본적인 풍물타법을 시작으로 전통민요 반주, 앉은반 사물, 풍물판굿, 상모놀음 등을 배웠다. 회원 모집 시기가 되면 풍물패로 고개를 돌리는 학생들이 많다. 그만큼 인기있는 동아리다.

지난해는 요양원 노인들을 초청한 대정여고의 경로효친 체육대회에서 풍물놀이로 흥을 돋웠다. 올해도 학교 체육대회, 찾아가는 청소년 문화존 등에 참가해 공연을 벌였다. 연말엔 학교 '수선화제'에서 전통풍물판굿을 선보인다.

오랜 전통을 이어온 하울소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일이 전도학생 풍물놀이 경연대회다. 이 대회에 꾸준히 나섰던 대정여고는 그동안 세차례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 이들의 수상 경력은 하울소의 저력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한달에 두차례 아이들과 만나 풍물을 가르치고 있는 양혁준씨(풍물굿패 신나락)도 "하나에서 열까지 똑부러지는 학생들이 모인 것 같다"면서 "거기다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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