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아리](20)신성여중 '샛별 아이다움'

[2010 동아리](20)신성여중 '샛별 아이다움'
솔직담백 한권의 책 만든다
  • 입력 : 2010. 12.11(토)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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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중 동아리 ‘샛별 아이다움’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저마다 사연이 담긴 책자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아이들의 자발적 활동으로 꾸려가는 '아이다움'동아리는 한권의 책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글·그림으로 ‘나 다움’을 담아
아이들의 자발적 활동이 우선
다음달 3개교 참여 출판기념회

"어제의 이야기는 아무 의미 없어요.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거든요." 아이는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한 대목이라며 그렇게 적어놓았다. 그것이 '좌우명'이라고 했다.

지난 8일 신성여중 사회복지실. 그곳에서 아이들의 속마음을 풀어놓은 일기장 같은 '책'을 만났다. 그림과 글이 한데 어울린 그것들은 반년 가깝게 써나간 이야기로 채워졌다.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 학교인 신성여중엔 '아이다움'동아리가 있다. '샛별'이란 이름이 붙는 동아리다. 화북초등학교, 제주여중의 '아이다움'과 함께 지난 8월에 생겨난 새내기 동아리이지만 남다른 데가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벌이며 한 권의 책을 만들고 있다.

1~3학년 희망자 20명으로 구성된 '샛별 아이다움'의 학생들은 1주일에 한차례 이상 만난다. 그날 어떤 활동을 벌일 것인지는 아이들의 결정에 따른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면 그렇게 한다. 그런 추억 하나하나가 책에 담기게 된다.

동아리 결성은 제주학교사회복지사협회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혹시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무조건 성적에 맞춰 진학 학교를 택하고 진로를 정하는 것은 아닐까란 우려가 작용했다. 아이들 스스로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물음부터 진지하게 던져보자는 거였다. 나의 장점은 무엇인지,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지, 나의 꿈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적어가노라면 어느 순간 아이들의 가슴에 한그루씩의 꿈나무가 자라날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제주학교사회복지사협회는 매뉴얼을 보급하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한글 자음인 'ㄱ'에서 'ㅎ'까지 제시된 자그만 책자를 지니고 있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자음별로 아이다움이 연상되는 단어를 생각해 그에 얽힌 사연을 적는다. 무슨 단어를 써넣을까 궁리하며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해간다.

안혜린(2학년) 학생은 "글을 쓰면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원주연(2학년)학생은 "친구랑 똑같은 단어를 쓰는 바람에 그걸 바꾸느라 고민했던 일이 있었다"며 "사회복지실에 모여서 '오늘은 무엇을 할까' 회의하는 것도 좋고,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걸 먹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샛별 아이다움' 동아리 회원들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또다른 '아이다움'동아리를 운영중인 2개교에서 모아진 사연들과 함께 조만간 한권의 책으로 묶인다. 이 과정에서 동아리 학생들만한 시절을 헤쳐온 제주지역 각계 인사들이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가 더해진다. 완성된 책은 내년 1월 신성여중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널리 선보일 예정이다.

동아리 지도를 맡은 신성여중의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안정심씨는 "이번 활동이 마무리되면 '아이다움 사전'이 만들어지는 셈"이라며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꾸려가는 '아이다움'동아리가 지속적으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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