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되돌린 그때 그 추억](2)김만수 서부경찰서 형사지원팀장

[사진으로 되돌린 그때 그 추억](2)김만수 서부경찰서 형사지원팀장
"월급은 외상값 갚으면 바닥"
  • 입력 : 2012. 01.12(목)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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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 당시 모슬포에는 밤이면 밤마다 무보수로 청소년 선도 방송을 하고 다니는 박복규(왼쪽에서 두번째)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늦은 밤에 선도방송을 마치고 지서를 자주 찾아 경찰관들과 장난도 치며 친하게 지냈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김만수 팀장.

21년전 교육 마치고 대정지서 첫 발령
"당시 만났던 사람 보면 지금도 반가워"

제주서부경찰서 형사지원 김만수(48) 팀장. 강력계 형사로 잔뼈가 굵은 그도 이제는 많은 후배경찰을 둔 고참이다. 히끗한 머리카락이 하나 둘 늘어나 외모에선 연륜이 묻어나온다.

정신없이 달려왔던 경찰생활. 초임시절 사진을 꺼내 보니 곁에서 보는 신참 형사들 모습보다 세련되진 않아도 젊은 패기만큼은 그들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1990년 11월. 경찰 신임교육을 마치고 서귀포경찰서 대정지서(현 대정파출소)로 첫 부임지를 발령받았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해보겠다고 경찰이 된 것은 아니었다. '직장이 있으면 밥은 굶지 않겠지'하는 생각이었다. 지금같이 재수, 삼수하면서 이를 악물고 경찰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다. 지서에서 막내로 생활하면서 남에게 폐는 끼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무슨 일이든 시키면 시키는대로 열심히 근무했던 것 같다. 동네 한바퀴를 걸어서 하는 순찰을 한 시간에 한 번씩 돌기도 했다. 그래서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을 보면 지금도 반갑다. 지금까지도 그때의 연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돌이켜보면 그때 동료들과 보냈던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경찰관으로서 겪어야 했던 경험들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김만수 팀장

"매일 지서에서 숙식하며 생활했었다. 휴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과는 식구같이 지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운송수단이 여의치 않아 범인이라도 잡히게 되면 범인과 같이 사이좋게(?) 시외버스를 타고 서귀포에 있는 경찰서까지 데려가기도 했고, 버스가 끊긴 밤에는 날이 밝을 때까지 꼬박 새고서 본서로 데려가곤 했다."

지금 경찰과 21년전의 경찰은 다르다. 근무환경도, 입는 옷이나 차량도 더 좋아졌다. 달라진 경찰의 위상에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는 하얀색 계통의 깔끔한 복제로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진청색 근무복을 입고 있었다. 점퍼도 같은 색깔이었다. 상당히 칙칙해 보였다. 그해 11월인가에는 월급을 12만원인가 받은 때도 있었다. 여기저기 외상값을 갚고나면 한 푼도 없을 때도 있었다. 그 때랑 비교하면 지금 경찰의 처우도 많이 좋아졌다. 경찰을 보는 예전과 다른 시각이 그렇고, 월급도 적지 않은 수준이고, 저축도 가능하고 직장생활에도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어느덧 한 조직의 팀장으로, 한 집의 가장으로 남들과 같은 듯 다른 듯 살아온 그는 21년전 사진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한다. 초임 순경의 검은 머리카락은 지금 입고 있는 경찰복 마냥 하애져만 가고 있다. 세월의 무게를 지울 수 없지만, 지금 눈가에 자글한 주름은 경찰을 천직삼아 열심히 살아 온 그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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