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中 관광객 100만시대의 불편한 진실

[이슈&분석]中 관광객 100만시대의 불편한 진실
3년새 세곱절 성장… 도민은 체감못해
  • 입력 : 2012. 11.12(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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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제주토박이 업체들은 이같은 급증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한라일보 DB

저가상품 고착화 … 부실관광 제주이미지 저해
중국 현지 여행업계 "고가상품 필요성 못느껴"
中자본 진입 가속 '제주속 중국시장' 전락 우려

제주관광이 올 한해 목표로 했던 외래관광객이 150만명을 달성했다. 지난 한햇동안 내도한 100만명을 가볍게 넘어선 것은 물론 목표치를 조기 달성한 만큼 향후 200만시대 개막에 청신호가 커졌다. 특히 중국 인바운드시장은 수년새 급성장 중이다. 올 11월 현재 제주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100만명 가량 되고 있다. 외국관광객 3명 중 2명은 중국 대륙 본토인들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현 추세라면 불과 3년새(2010년 40만6164명. 2011년 57만247명) 3곱절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 중국계를 포함하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진다.

제주 외래관광시장에서 중국 비중이 높아지면서 과거 사소한 사안으로 여겨지던 문제들이 이제는 '제주관광의 치부'로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저가상품이다. 이는 부실관광을 야기, 제주 이미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 지난해까지 거의 볼수 없었던 중국자본들이 제주에 진입하면서 '제주 현지 자체 중국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제주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중국 현지 위기의식 결여=중국 상해에서 해외여행업을 하는 국내 A업체 관계자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제주를 포함해 국내에서는 저가 방한상품이 외래관광시장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중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위기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3박4일 일정의 방한상품이 30만원 안팎의 초저가로 팔려 바가지를 씌우는 부실관광이 판을 치지만 중국현지여행업계는 이를 큰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고가상품을 개발해 중국관광객을 유치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정작 방한상품을 판매하는 중국에서는 고가상품 개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중국현지 대형 여행사들은 저가 해외여행상품이 워낙 인기있고 또 돈이 되는 터라 고가상품 개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저가상품으로 야기되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중국현지 여행사들이 우선적으로 적정 가격의 여행상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현지 분위기를 볼때 개선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관계자는 이에따라 "저가상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여행시장이 단체패키지 틀을 탈피, 개별관광객에 초점을 맞춰 국내 업계가 직접 모객하는 것이 열쇠"라고 진단했다.

▶제주관광시장 중국자본 진입=현재 제주시내권 서너곳의 관광호텔이 이미 중국자본에 넘어갔다. 이들 호텔들은 여행사와 연계돼 오로지 중국관광객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제주 쇼핑시장도 화교자본이 제주지점 설립 방식으로 들어왔고 중국계 자본은 현재 음식점업계로도 손을 뻗어가고 있는 추세다. 중국현지 여행업계가 제주여행상품을 내놓아 모객한 자국관광객을 제주에 진출한 중국자본으로 송객하고, 또 중국자본이 투입된 코스로만 제주여행을 알선하는 시스템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비록 아직은 전체 중국 인바운드시장을 장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문제일 뿐 멀지 않은 시기에 제주 외래 인바운드시장이 중국자본에 휘둘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도내 관광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음식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관광객시장은 겉으로만 외래시장이지 속을 들여다보면 제주속에 중국 국내시장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제주토박이 업체들은 중국관광객 급증세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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