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분석]도내 도로 보수·정비 무엇이 문제인가

[이슈 & 분석]도내 도로 보수·정비 무엇이 문제인가
관리도로 '눈덩이’… 복구예산 '쥐꼬리'
  • 입력 : 2013. 02.04(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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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삼도동 간선도로가 심하게 훼손돼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을 위협하고 있다.

도심 대부분 도로 패이고 균열현상 심각
읍면동지역 이면도로는 보수 엄두 못내
예산 턱없이 모자라…옛 국도 환원 시급

봄철 해빙기를 맞아 도내 일부 도로가 엉망진창이다. 도심 대부분의 도로에서 깊게 패이거나 거북등을 보이는 균열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은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파손된 도로를 복구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땜질식 처방만 이뤄지면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이 있는지 모색해본다.

▶도로는 계속 늘고 있는 반면 예산은 제자리 걸음=일주도로 등 제주특별자치도가 관리하는 도로는 18개 노선에 619km이다. 매년 파손되는 도로를 보수하는데 배정되는 예산은 100억원이다. 도로 수명과 노면 상태에 따라 복구 비용이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도로면적에 대비해 예산이 터무니 없이 모자라 현재의 예산으로 응급보수를 포함해 구간별로 보수하게 되면 100년이란 시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 제주시의 경우 매년 20억원 정도의 예산이 편성되고 있지만, 상반기에 이 예산을 다 소진하고 추경을 통해 또다시 반영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서귀포시의 경우 지난해 4억3000만원이던 예산이 올해는 12억원으로 늘었으나, 이전 예산은 도로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았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도 예산이 부족한 상태이다.

▶땜질식 처방 한계 이르러…여파가 골목안 도로로 확산=거북등처럼 도로가 심하게 갈라지게 되면 장마철이나 우기에 그곳으로 빗물이 스며들면서 균열이 점점 심해질 수 있다. 이는 보수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덧씌우기 작업을 해야 한다. 제주시의 경우 한해 수명이 다하거나 파손된 도로를 구간별로 보수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50억원이다. 그렇지만 이보다 턱없이 모자란 20억원의 예산만 편성되면서 제주시는 간선도로 중 보수가 시급한 곳에서도, 구간별 보수가 아닌 거북등이나 포트홀(도로가 파인곳)이 나타난 지점만 수리를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면도로는 보수 계획조차 없는 상황이다. 읍면동지역의 이면도로에는 차량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보수예산을 투입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서귀포시도 비슷하다.

▶옛 국도, 환원 시급=도내 국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제주특별법'제142조 1에 근거해 제주국토관리청이 정부에서 제주자치도로 이관되어 5·16도로(11호선), 일주도로(12호선), 중산간도로(16호선), 평화로(95호선), 1100도로(99호선) 등 기존 국도 5개 노선 453km(도내 60%이상 차지)가 지방도로로 전환됐다. 제주자치도는 막대한 도로유지보수를 떠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도로유지 보수비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이와 관련된 예산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내 옛 국도를 다시 환원해야 하고, 도로 유지 보수예산 편성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현재 제주자치도의 자체예산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땜질식 처방이 한계에 다다르면 도로유지관리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방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될 수도 있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옛 국도를 환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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