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서귀포시지역 축제 들여다 보니

[이슈&분석]서귀포시지역 축제 들여다 보니
시민·관광객 자발적 참여 등 내실화 필요
  • 입력 : 2013. 04.29(월) 00:00
  • 한국현 기자 khha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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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가 개최하는 유채꽃국제걷기대회. 사진=한라일보 DB

산에서 하는 축제가 바다서 개막식 어리둥절
일부는 기간 너무 길어 참여도·집중도 떨어져
행정기관 인력동원은 여전히 고쳐야 할 병폐

서귀포시지역에는 계절마다 특색있는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시가 주최하거나 지역의 축제위원회, 각 마을 등이 마련한 축제다. 가파도청보리축제,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보목자리돔큰잔치, 환경사랑 쇠소깍검은모레축제, 표선해비치해변 백사대축제, 예래생태마을체험축제, 서귀포칠십리축제, 정의고을전통민속재현축제, 최남단방어축제, 성산일출축제 등이다.

이들 축제 가운데는 해마다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있으나 일부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호응도가 낮아 개선이 필요한 축제도 있다. 또 축제기간이 너무 길어 개막식 때만 '반짝'하고 언제 끝나는지 모르게 막을 내리는 축제도 있다. 특히 축제의 타이틀에 걸맞지 않는 장소를 주 무대로 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다.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옛 남제주군이 발굴한 이 축제는 올해로 19회째를 맞고 있다. 축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3일 동안 수망리 남조로변에서 열렸다. 올해는 10일간 남원용암해수풀장을 주 무대로 11개 마을에서 각종 행사가 펼쳐졌다. 그러나 축제는 고사리가 없는 곳에서 개막식이 열리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여기에다 행사가 여러 마을로 분산되다 보니 참여도와 집중도도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축제기간도 10일로 너무 길다 보니 공무원들의 노고(?)가 많았다.

고사리축제를 예로 들었지만 서귀포시지역에서 열리는 축제 중 일부는 공무원과 지역 자생단체 회원들의 동원으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메리트가 없다보니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서귀포시와 일본 구루메시, 중국의 대련시는 지난 2006년 동아시아 3개국 플라워(Flower) 워킹 리그를 창설했다. 이들 3개국 도시는 3월에는 서귀포시 유채꽃, 4월 구루메시 철쭉꽃, 5월에는 대련시 아카시아꽃 국제걷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기간은 3일이며 상호 초청 방문을 통해 화합과 우정을 다지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구루메시에서 철쭉꽃국제걷기대회가 열렸다. 서귀포시관광협의회 임원들도 축제에 참가했다. 축제기간 중 하루는 비가 내렸는데,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우비를 걸치고 걷기대회에 참가해 축제를 즐겼다. 구루메시 관계자는 "시민들은 해마다 4월이면 지역에서 철쭉꽃걷기대회가 열리는 것을 알고 가족끼리 행사에 참가한다"며 "시와 지역 자생단체의 동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린 본 행사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졌고 비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는 성황리에 끝났다. 5월에 중국 대련시에서 열리는 아카시아꽃국제걷기대회도 시민과 관광객들의 호응 속에 지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대회에 참가했던 서귀포시관광협의회의 한 임원은 "걷기대회 출발지점인 광장에 모인 인파가 대단했다"며 "시민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참여해 걸으면서 축제를 만끽했다"고 전했다.

축제는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참여와 화합으로 이뤄지는 하나의 문화다. 행정기관 등이 나서 인력을 동원하는 일은 고쳐야 할 병폐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전략 마련 등 내실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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