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39)가려움증

[제주건강보고서 3H](39)가려움증
만성 환자들 잠들기 어렵고 집중도 힘들어
  • 입력 : 2013. 10.11(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가려움증은 피부질환을 비롯해 전신질환과 신경병, 심인성 질환 등의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피부과 천민석 교수가 피부질환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피부·전신질환·신경병등 원인
노인층은 흔한 피부과적 증상

피부온도 낮춰야 완화에 도움

가려움증은 피부 질환 뿐만 아니라 여러 전신 질환에서 동반되는 주요 증상의 하나로 긁거나 손대고 싶은 충동을 유도하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에 달라붙는 기생충이나 유해 물질 등을 떼어내기 위해 진화과정에서 생겨났던 반응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려움증이 오래 지속될 경우 성가신 감각으로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려움증은 피부에서 유래될 수 있고, 중추 신경계로부터 유래될 수도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피부과 천민석 교수의 자문을 통해 가려움증에 대해 알아본다.

가려움증은 피부 질환, 전신 질환, 신경병, 심인성 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피부 질환에 의한 가려움증은 염증, 건조함, 피부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아토피 피부염, 옴, 두드러기와 벌레 물림 등이 속한다. 전신 질환에 의한 가려움증은 오피오이드 체계의 불균형이나 인터루킨과 신경펩티드의 농도 변화로 생길 수 있으며, 만성 간질환이나 만성 신부전에 연관된 가려움증이다. 신경병적 가려움증은 말단 감각이 뇌로 향해 전달되는 경로상에서 발생한 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가려움증으로, 전신 경화증이나 뇌종양에 연관된 가려움증, 대상포진후 신경통 등이다. 심인성 가려움증은 기생충 공포증, 강박증, 우울증 등에서 관찰된다. 경우에 따라 두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분류에 속하는 가려움증이 공존할 수도 있다.

많은 경우 가려움증의 원인은 알기 어려운 가운데 피부 병변 없이 발생할 때는 더욱 찾기 힘들다. 또 가려움증은 지속 기간에 따라 대개 수초에서 일 주이내 지속되는 급성 가려움증과 수개월이상 지속되는 만성 가려움증으로 구별할 수 있다. 급성 가려움증은 벌레 물림에 의한 가려움증이 대표적이다. 응급실을 찾는 경우는 대개 급성 가려움증이며, 만성 가려움증은 대부분 외래 진료실을 찾게 된다. 침범하는 범위에 따라 국소적 가려움증과 전신성 가려움증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신질환에 의한 가려움증인 경우, 국소적 보다는 전신성 가려움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노인층에서는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피부과적 증상이 가려움증인데, 7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적어도 절반이상이 가려움증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노인성 가려움증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는 하지만, 건조한 피부, 습진과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 담즙정체나 신부전과 같은 기저 전신질환 등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층에서는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중인 경우가 많은데, 특히 아편계 진통제나, 혈압약인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등의 약제는 피부 병변없이 가려움증만을 유발할 수도 있다.

더불어 노화와 연관된 신경섬유의 변화를 포함해 ▷통증 신경섬유의 입력 감소 ▷피부 표면 지질의 감소 ▷표피를 통한 물질 제거 능력의 감소 ▷땀과 피지 생산의 감소 ▷장벽 복구능력의 감소 등이 노인성 가려움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이한 양상의 가려움증으로는 옴감염이 있다. 가족 구성원 전체에게서 수개월이내 가려움증이 동시에 발생하고 생식기 부위의 가려움증이 동반된다면 옴감염이 강하게 의심되기 때문에 피부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려움증으로 인해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게 되면 찰과상, 과다색소침착이나 저색소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나치게 반복해 피부를 긁게 되면 태선화나 피부 결절 등도 생겨날 수 있다. 만성 가려움증을 가진 환자들은 종종 수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집중하기도 힘들다. 경우에 따라 성욕과 성기능이 저하되기도 하며, 초조함과 우울증을 겪기도 해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긁어서 발생한 습진성 병변에는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는데,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환자에서 자주 관찰된다. 전신성 소양증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은 계절적 변화나, 온도, 습도와 건조한 환경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불행하게도 현재까지 만능으로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약물은 없다. 따라서 가려움증의 피부 혹은 전신적인 원인을 찾아 원인을 치료하고 이와 함께 증상에 따른 일반적인 치료도 시행해야 한다. 가려움은 피부 온도가 올라갈 때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뜨거운 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얇은 옷, 선풍기, 에어컨 등을 사용해 피부온도를 낮추는 것이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한편 양모로 된 의복이 피부에 접촉하게 되면 기계적 자극에 의해 가려움증이 유발되므로 가려움증이 있는 경우 피해야 하겠다. 게다가 긁게되면 일시적인 쾌락을 경험하지만 결국은 피부 손상을 유발하고 가려움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습관적으로 긁는 것은 피해야 하겠다.

긴장이나 불안도 가려움을 악화시키기에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술이나 콜라,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커피, 홍차, 초콜릿 등도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게 좋겠다. 피부 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이 있는 경우에는 잦은 목욕을 피하고 목욕 후에는 보습제를 전신에 바르는 것이 가려움을 줄여준다. 이러한 생활 습관에도 불구하고 가려움증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찾아보고, 국소 도포제와 함께 경구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가려움증 해소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03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