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방사선 치료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방사선 치료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로 암환자들 근심 해소
  • 입력 : 2014. 01.03(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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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귀언 교수팀이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김귀언·김영석 교수팀이 주도
비인강암·두경부암 가장 많아
치료계획 수립은 장시간 소요

○… 제주대학교병원과 한라일보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가 올해로 네번째 시리즈를 이어간다. 올해는 지역의 의료중심이며, 의과대학을 포함하는 종합병원과 전문 병원으로 이뤄진 제주 유일의 메디컬센터 역할 강조를 통해 도민 및 지역사회의 건강을 계속 보듬어 나갈 계획이다. '메디컬센터'라는 제목으로 이어질 이번 건강보고서에서는 제주지역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가능한 방사선치료기법과 다빈치로봇을 이용한 수술법 등 고난이도 치료를 포함해 희귀 난치성 질환, 카다실, B형 간염, 턱관절 질환 등 제주지역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 다발성 질환 등을 다루게 된다.…○

18세기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으로 수 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나폴레옹도, 정신분석 이론의 아버지 프로이드도 모두 암으로 쓰러졌다. 그들이 암의 정복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시대에 태어나 3대 치료법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선치료의 도움을 받았다면 어떠했을까? 약 2년 전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미국 최고 갑부 중의 한 사람인 워렌 버핏은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 대신 방사선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그가 받은 방사선치료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IMRT 라고 부르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귀언 교수의 도움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성공적인 방사선치료를 위해서는 암 조직에 충분한 양의 방사선을 노출시켜 암 세포만을 파괴시키고, 정상적인 조직에는 가능한 적은 양의 방사선이 쪼여지도록 해 방사선 후유증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사선치료 기술이 도입되고 발전돼 왔으며 그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방사선치료방법이 바로 세기조절방사선치료이다. 다시 말해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는 하이테크 컴퓨터 기법을 이용한 기술로 3차원적으로 조절돼 동일한 방사선 조사면에서 다양한 세기의 방사선이 조사돼 종양에만 고선량을 조사하는 반면 주변 정상조직은 최소한의 방사선만 받게되는 현대 방사선 치료기법 중 가장 정밀한 선량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최신 기법인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수가 300명을 돌파했다. 이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비인강암, 구강인두암을 포함하는 두경부암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전립선암, 그리고 뇌종양 등이 주 대상이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동안 제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이용,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고난이도 방법을 동원해 탁월한 치료효과를 거둔 증례들을 소개한다.

▲증례1 환자의 IMRT 이전 CT(맨왼쪽), IMRT 직후 CT(가운데), IMRT 6개월후 MRI사진.

#증례1

65세 남자 환자로 2년 전부터 왼쪽 코가 자주 막히는 증세가 있어 비내시경 검사를 해 본 결과 비강을 꽉 채우고 있는 커다란 종양이 발견돼 '원통형 유두종'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1년 뒤 재발해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을 찾아가 검사해 본 결과 재발된 병변이 일반 유두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악성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 재발 가능성도 많은 '호산성 과립세포 유두종'이라는 희귀 질환 진단을 받고 안구적출을 포함한 광범위절제술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수술을 거부하고 다시 제주대학교병원을 찾았다. 눈을 희생시키지않고 치료할 수 있는치료법 수술적 치료가 아닌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시행, 재발병소도 완전히 없어지고 치료후 1년동안 시력이나 눈에 특별한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

# 증례2

75세 여자 환자로 수개월 전부터 오른쪽 눈이 서서히 부어올라 우측 안검과 안구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불편감을 호소해 검사결과 양쪽 눈 뒤쪽에 커다란 암덩어리가 발견됐다. 그 밖에 우측 침샘, 액와, 종격동, 서혜부까지 다발성으로 림파선 증대 소견이 관찰됐고, 림파선 조직 검사상 림프종으로 진단됐다. 이 림프종은 일반적인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에 저항력이 아주 강해 일단 발병하면 생존률이 낮아 예후가 가장 안좋은 악성혈액암이다. 하지만 세기조절방사선치료와 IGRT(Image-guided Radiotherapy, 영상유도방사선치료)를 융합한 최신 기법의 방사선치료로 시력의 손상 없이 안구 종양을 완전히 제거해 좋은 치료결과를 얻었다.

# 증례3

33세 여자 환자로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암 진단하에 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자궁 밖까지 퍼져있고, 또 림파선으로의 전이 소견까지 관찰돼 수술 후에 보조 방사선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였다. 바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면 방사선으로 인한 난소 기능이 소실되는 것은 눈에 보이듯 뻔했다. 김귀언 교수 팀은 30대 젊은 여성임을 감안해 여성 호르몬 기능을 반드시 보전시켜야겠다는 목적으로 우측 난소를 복강내로 전위시키는 수술을 먼저 시행했다. 환자는 난소기능 보호 목적의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받고나서 현재까지 3년 동안 암도 재발하지 않고 난소기능에 아무런 지장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세기조절방사선치료는 암의 생김새가 비정형일지라도 치료가 가능한 정밀한 치료법으로, 가능한 한 주요장기를 보존하면서 동일한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광범위한 절제술을 피하고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의 병용치료를 통해 기능적, 미용적으로 좋은 효과를 얻어 암환자 삶의 질의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귀언 교수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는 매우 복잡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장시간이 걸리지만 기존 치료법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완치율, 합병증 발생률 등 서울 유수의 병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치료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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