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송악산 유원지 개발 논란

[이슈&분석]송악산 유원지 개발 논란
"계획대로 하라" vs "오름사면 훼손"
  • 입력 : 2014. 01.27(월) 00:00
  • 한국현 기자 khha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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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이 13년만에 재추진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조감도. 사진=서귀포시 제공

상모리 이장단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대"
환경단체 "심각한 환경훼손으로 이어질 것"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이 또 다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찬반 논란이 뜨겁다.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 대다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 등을 기대하며 찬성하고 있으나 환경단체들은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심각하게 환경이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업계획은?=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에 뛰어든 업체는 중국자본이다.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해원 유한회사는 지난해 12월19일 대정읍 상모리 300번지(송악산 인근)에 '뉴오션타운 관광휴양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서귀포시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12월27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30일간의 주민공람 과정도 거쳤다. 신해원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오는 2017년 5월까지 약 5500억원을 들여 19만1950㎡ 부지에 호텔 652실(관광 353실·일반 299실)과 휴양콘도미니엄 205세대(단독형 13세대·연립형 192세대), 음식점·소매점·문화시설(전시관) 등을 갖춘 '뉴오션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호텔은 지상 3층, 지하 8층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시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공람에서 나온 의견을 관련부서 검토를 거쳐 사업자측에 통보하고 보안서류를 제출받은 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협의·검토, 경관위원회 심의, 교통영향분석, 환경영향평가심의위 심의 및 도의회 동의 등 관련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은 1999년 N사가 추진하다 환경파괴 논란과 사업자측의 자금난 등으로 중단되면서 2002년 개발사업 승인이 취소됐다.

▶찬반 양론=대정읍 상모1·2·3리 마을이장 등은 지난 2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찬성했다. 이들은 "사업자가 개발하려는 상모리 유원지는 도민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했던 환경피해 우려를 반영해 2010년 면적이 80%로 대폭 축소됐고 사업부지는 송악산과 알오름 경계지역이며 알오름의 가장자리"라고 주장했다. 송악산 자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신해원은 착실히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계획기간 내에 사업을 완성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지역주민 고용창출과 지역생산물 소비, 지역상권 보호 등을 개발계획에 반영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임성우 전 상모1리장은 "대정읍 등 서남부지역의 침체된 경기 활성화를위해서도 이번 만큼은 송악산 유원지를 개발해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하거나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환경단체들은 '뉴오션타운 관광휴양지 조성사업'은 송악산 일대를 파헤치는 방식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심각한 부분은 오름 사면을 훼손해 호텔과 콘도를 짓는 문제"라며 "송악산 일부에 오름 사면을 절토하고 건물을 짓는 계획이 아무 문제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정을 향해서는 겉치레 환경영향평가 진행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정은 송악산 개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개발사업과 같이 절차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개발계획을 전면 재고하도록 사업자를 적극 설득할 것을 주문했다. (사)제주올레도 반대대열에 가세했다. 제주올레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올레 10코스 개설 때도 송악산 훼손을 우려해 해안 쪽으로 우회했다"며 "송악산 일대는 경관·역사·지질학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밝혔다.

13년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는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에 찬반 양론이 충돌하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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