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5)손떨림과 파킨슨병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5)손떨림과 파킨슨병
일상생활에 제약 받는 떨림은 전문의 진찰을
  • 입력 : 2014. 04.18(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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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손떨림 현상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떨림은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제주대학교병원에서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뇌 도파민 핵의학 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떨림 심할때 약물치료는 증상 호전용으로
파킨슨증 감별 검사 제주대병원서도 가능

손떨림 현상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증상이다. 긴장을 많이 한 상황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난 후에 손이 일시적으로 떨리는 증상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본 적이 있다. 이런 떨림은 생리적 현상의 하나로,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지만 떨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중풍의 전조증상은 아닌지, 또는 몸에 다른 심각한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송숙근 교수의 협조를 통해 손떨림과 파킨슨병에 대해 알아본다.

떨림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몸의 모든 부위에서 떨림은 항상 있지만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떨림이어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정상적인 떨림은 생리적 떨림이라고 한다. 화가 나거나 불안할 때를 포함해 스트레스가 있거나 몸이 과도하게 긴장하는 상황이 됐을 때, 몸이 피곤할 때, 과도한 운동 후에 생리적 떨림이 증가될 수 있다. 이때 스스로 떨림을 인지하게 된다. 이런 떨림을 '과장된 생리적 떨림'이라고 하며,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과다하게 섭취했을 때, 특정약물을 복용했을 때, 저혈당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을 때에도 나타날 수 있다. 과장된 생리적 떨림은 그 원인이 제거되면 다시 사라지게 된다.

생리적 떨림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별다른 원인이 없음에도 손떨림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에 본태성 떨림의 가능성이 있다. 본태성 떨림은 특별한 이유가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특정한 자세나 동작을 할 때 손이나 팔이 규칙적으로 떨리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팔을 앞으로 뻗고 있거나, 물컵을 들고 있거나 컵에 물을 따르거나, 글씨를 쓸 때 나타난다. 손이나 팔 외에도 턱, 머리가 흔들리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10대나 50대의 나이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나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다. 200~300명당 1명은 본태성 떨림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신경과적 질환으로 수명과는 관계가 없는 양성 질환이다.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동작을 취할 때 나타나지만 힘을 빼고 편안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면 떨림이 없어진다. 알코올 섭취 시 떨림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 생리적 떨림은 대체로 증상이 가벼워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으나 간혹 떨림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약물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약물들은 완치약은 아니며 증상을 호전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성을 측정한 단일관자단층촬영기(SPECT) 영상으로, 붉은 부위가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성을 나타낸다. 정상인(A) 영상에 비해 파킨슨병 환자(B) 영상에서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이 감소된 것이 관찰된다. 반면 본태성 떨림 환자(C) 영상은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이 잘 유지돼 있다.

생리적 떨림이나 본태성 떨림과 달리 한쪽 손이나 팔에만 떨림이 있거나 가만히 힘을 빼고 있을 때에 나타나는 안정기 떨림이 있는 경우라면 다른 병적인 떨림일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행동이 느려지는 서동증, 몸이 굳는 강직, 걸음걸이가 나빠지는 등의 파킨슨 증상들이 같이 동반되거나 뒤이어 나타난다면 파킨슨병에 의한 떨림을 의심해봐야 한다. 파킨슨병의 떨림 외에도 약물로 인해 나타나는 떨림도 의외로 종종 있다. 약물에 의한 떨림은 과다한 생리적 떨림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한 파킨슨 증상들과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병의 초기에는 과다한 생리적 떨림, 약물에 의한 떨림, 파킨슨병에 의한 떨림을 서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본태성 떨림도 60세 이상의 노인에서 나타난 경우에는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는 파킨슨병과 구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잠깐 나타나는 떨림이 아니고 어느 정도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떨림이라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진단에 있어 뇌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생리적 떨림, 본태성 떨림, 파킨슨병은 뇌자기공명검사(MRI)에서 이상이 관찰되지 않지만 소뇌떨림 등의 다른 떨림들에서는 뇌자기공명검사에서 이상이 관찰될 수 있다. 또 본태성 떨림과 파킨슨병 떨림을 감별하는데 있어 뇌 도파민 핵의학 검사가 매우 유용할 수 있다. 파킨슨병과 약물에 의한 파킨슨증을 감별하는 데에도 뇌 도파민 핵의학 검사는 매우 유용한 검사이다. 그동안 뇌 도파민 핵의학 검사는 다른지방에서만 시행이 가능해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이 다른지방의 병원까지 찾아가 검사를 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대교병원에서도 뇌 도파민 핵의학 검사가 가능해졌다.

송숙근 교수는 "손떨림은 흔한 증상이나, 다양한 떨림의 양상과 원인이 있으므로 간단해보이면서도 어려운 증상"이라며 "하지만 손떨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적절하지 않은 검사를 하면서 시간과 금전을 낭비하거나 반대로 떨림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치료 방법이 있음에도 포기하고 지내는 것은 없어야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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