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신공항 논의 머뭇거릴 여유 없다

[백록담]신공항 논의 머뭇거릴 여유 없다
  • 입력 : 2014. 09.15(월) 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관광객 증가 등으로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는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이 오는 2018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국토교통부의 용역결과가 발표됐다.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항공기를 이용한 교통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지역처럼 철도나 고속도로 등을 통한 접근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공항시설은 제주의 관문이며 제주지역의 경제 등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시설물이다.

이같은 중요성 때문에 공항시설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의 공항정책을 보면 포화상태를 목전에 둔 처지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평온해 보인다.

제주국제공항의 경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지금도 저가항공사들의 증가에 따른 항공기 이착륙이 늘어나면서 항공소음 피해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고, 공항 포화에 따른 공항시설 확장은 수심 40m의 바다를 매립하고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가능한 상황이다.

향후 제주 100년 후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공항시설 확충 방안으로 현재의 공항부지를 확장하는 안을 가정했을 경우 한밤중의 항공기 소음 등을 고려하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현재 활주로와 같은 면적의 활주로를 하나 더 시설할 경우 도청에서 삼성혈까지의 길이 만큼의 활주로를 도두봉 앞바다를 매워야 하는 대공사가 진행되어야 하며 그 비용은 다른 곳으로 공항을 이전하는 비용에 비해 결코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결론은 과거 공항 관련 용역 결과를 통해서도 충분히 예측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항을 폐쇄하고 다른 곳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은 많은 갈등을 가져올 우려가 높다. 공항 인근 지역의 상권 변화에 따른 우려, 이전 예상지역의 유치활동과 반대 활동 등 수없이 많은 갈등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때문인지 과거 '신공항 추진' 방침을 세웠다가 몇해전부터 기존 공항의 확장도 하나의 대안을 상정한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얼마전 취임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과거 도정이 '공항인프라 확충'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과는 달리 24시간 운용이 가능한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중을 명확히 했다.

도지사의 의중은 도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제주도의 공항정책은 공식적으로 신공항 건설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까지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신공항 타당성 용역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2018년 포화상태를 목전에 둔 제주공황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1년을 더 기다리고 용역결과에 따라 방침을 정하겠다는 제주도정의 표면적 입장은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제주도정이 내부적으로는 향후 신공항 건설과 관련되어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갈등 요인들에 대해 심도있게 대비하고 도민여론을 슬기롭게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치밀한 준비와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제주의 문제를 중앙부처의 입을 빌려 발표하고 대비하지 못할 경우 도민사회의 갈등으로 인해 자칫 공항 시설 확충의 '골든타임'을 놓쳐 제주발전의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치훈 정치경제부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85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