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지의 백록담] "좋은 행사네요. 우연히 들르지 않았다면…"

[오은지의 백록담] "좋은 행사네요. 우연히 들르지 않았다면…"
  • 입력 : 2024. 07.08(월) 01: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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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곳곳 문화예술행사·축제장에 가면 몇몇 관람객에게 어떻게 알고 왔는지, 행사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묻곤 한다.

식상함에도 어김없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누군가는 처음 행사장을 찾았을 수도 있기에 순수하게 행사를 어떻게 봤는지 반응이 궁금해서다. 다른 이유는 기대감이다. 단답형의 정해져있는 듯한 답이 아닌 내심 톡톡 튀는 대답을 갈구하는 욕심이랄까. 아주 가끔 그런 관람객을 만나는데, 그럴 때면 인터뷰가 풍성해지고 즐거워진다.

질문에 기자가 종종 듣는 대답(대부분 관광객)이 있다. "좋은 행사네요", "우연히 들르지 않았다면 이런 행사가 열리고 있는 걸 몰랐을 거예요."

누군가는 "우연히" 들러 우연히 행사와 축제를 즐길 수 있었지만, 관련 정보를 접하지 못한 이들에겐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질 뿐이다.

좋은 공연도, 좋은 취지의 행사도, 그 의미와 가치를 함께 공유할 관객이 있어야 보다 완벽해진다.

관객 확보를 위한 홍보 강화는 문화예술계의 해묵은 난제다. 안그래도 코로나19를 겪으며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 의지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보 부족 등 관람의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한 보다 세밀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고심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지역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53.8%(표본수 301명)로 나타났다. 전국평균도 58.6%로 비슷한 수준이다. 2021년 저점(제주 30.5%, 전국 33.6%)을 찍고 2022년(제주 49.7%, 전국 58.1%)부터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제주 81%, 전국 81.8%)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반등 속도가 더딘 점도 우려스럽다.

지난해 조사에서 향후 1년 이내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 의향을 물은 질문에 "있다"는 응답률은 62.8%에 그쳤고, 문화예술행사 참여 의향을 물은 질문에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2%로 훨씬 낮았다.

직접 관람 걸림돌은 '비용이 많이 듦'(16.5%)과 '관련 정보 부족'(15.5%)이 1·2순위로 꼽혔다. 도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 의지가 실제 관람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보 제공 한계 개선을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공연장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가 관리하고 있는 문화사랑회원의 효율적인 활용·관리 방안 모색과 누구나 쉽게 정보 제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폭넓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방안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도 요구된다.

도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도내 관련 기관(제주 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 제주문학관)의 문화행사 시 관람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사랑회원은 각 공연장에서 회원을 관리하다 2017년부터 제주도가 맡고 있는데, 가입자 수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난 4일 현재(누계 기준) 11만4000명을 넘어섰다. <오은지 교육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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