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지금, 행복하신가요?

[하루를 시작하며]지금, 행복하신가요?
  • 입력 : 2016. 07.13(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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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살고자 이주를 결정하고 소소한 짐 꾸러미를 챙겨서 제주에 온지 어느덧 7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만큼 외롭지 않았고 새롭게 만난 좋은 인연들로 인해 즐거웠고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여전히 도시를 그리워 할 틈 없이 불쑥 불쑥 마음을 충만하게 감싸준다. 나에게 아름다운 것은 타인에게도 똑같은 것이어서 그 사이 제주에는 엄청난 제주이주자들이 들어왔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제주의 모습이 때때로 씁쓸하고 때때로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지만 다양한 제주만의 문화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직업이 카페지기이다 보니 이곳에 있으면 스쳐가는 인연들이 참으로 많다. 짧은 시간 머물다 가는 사람들도 있고 오래 살고자 이주한 사람들도 있고 잠시 쉼을 위해 머무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이 사람을 정화시킨건지 아니면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스스로를 정화시킨건지는 알 수 없으나 대부분 참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바람처럼 스쳐지나가는 사람들과 자잘한 소담들을 나누다 보면 그야말로 삶의 모습, 참 다양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사는 사람, 저렇게 사는 사람, 그 사람들이 한 올 한 올 모여서 우리네 사는 모습이 짜여지는게 아닐까하는.

십년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십년 후 제주에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듯 삶은 때로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모든 건 선택에 의한 것이지만 하나의 선택으로 인해 삶의 환경이 바뀌고 만나는 사람이 바뀌고 소소한 일상도 변화하게 된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의 갈림길부터 직장의 변화, 그리고 사는 곳을 옮기는 환경의 변화 그 모두가 삶이라는 큰 조각보의 결을 좌우하게 된다. 문제는 하나의 선택으로 인해 선택하지 않아도 따라오는 부수적인 수많은 책임의 고리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듯 행복의 기준 역시 제각각 달라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정답 또한 수천수만 가지. 도시에서 살 때의 나의 행복의 기준이 제주에서의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예기치 않게 흘러간 삶의 방향에 따라 행복의 기준도 바뀌고 일상의 방식도 바뀌기 마련이다. 의식하지 않아도 시간의 보폭은 같은 속도로 하염없이 흘러가고 결국 영원히 곁에 머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삶의 저변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고독감으로 인해 사람은 끝임 없이 사랑을 하고 누군가를 원하지만 그마저 영원히 곁에 머무는 존재는 될 수가 없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는 단 하나,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

먹고 사는 문제, 사람들과의 소소한 마찰들은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든 모두에게 주어진 무게일 것이다. 하여, 돈이 많든 적든 모든 사람들이 사는 게 녹록치 않은 건 피장파장. 단지 안락한 삶과 모험적인 삶, 안주 와 도전, 게으름과 열정, 사랑과 의무, 설렘 뒤의 권태, 그 모든 것들의 균형을 이루는 일,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의 숙제일 것이다.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 가장 어려운……. 가끔씩 일상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고 느껴질 때, 혹은 또 한 번 삶이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감을 느낄 때 스스로에서 조용히 묻곤 한다. 지금, 행복한가.

당신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김윤미 서귀포시 귀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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