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21)임신성 고혈압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21)임신성 고혈압
산모 체중 1주일에 0.9㎏ 이상 증가 때는 의심을…
  • 입력 : 2017. 07.14(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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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0주 후 진단 혈압으로 정의
정확한 발병 원인·병태생리 몰라
조기발견으로 적절한 치료 받아야


해마다 전 세계 약 7만6000명의 엄마들과 50만명의 아기들이 임신중독증 및 관련 고혈압성 임신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 합병증으로 임신중독증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세계각국의 모성 보건 단체들이 올해 5월 22일 최초의 세계 임신중독증의날( World Preeclampsia Day ) 행사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박정우 교수의 도움으로 임신중독증으로 알려진 임신성 고혈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임신중독증이 어떤 질병인가?=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은 산과출혈, 감염질환과 함께 모성 사망의 3대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임신중독증으로 불리는 전자간증의 경우 임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특한 질병이고, 발병 기전도 일반적인 본태성 고혈압과는 전혀 다르다. 아직 제대로 된 예방법과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고,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지식이 있다면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질병이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20주 이후 처음으로 진단된 고혈압으로 수축기혈압 140㎜Hg 또는 확장기혈압 90㎜Hg가 넘어갈 때로 정의한다. 전자간증은 임신성 고혈압이 있으면서 단백뇨가 있거나 단백뇨가 없더라도 전자간증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이나 검사 소견이 있을 때 진단한다. 전자간증으로 경련을 하게 되면 자간증으로 진단한다. 특징적인 증상 및 소견으로는 두통, 시야장애, 명치부위 또는 우상복부 통증, 원인 불명의 간기능 장애, 콩팥기능 이상, 혈소판 감소증, 폐부종이 있다.

▶어떤 산모가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이 높나?=전자간증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 및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태아의 절반은 배우자로부터 기원하기 때문에, 산모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외부 항원에 대해서 면역이 받아들여 주는 면역관용이 잘 작동해야 하는데 이러한 작용에 불균형이 있을 경우 산모의 면역이 태반을 거부하는 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산모가 일란성 쌍둥이일 경우 발생 빈도가 가장 높고, 산모의 여자 형제, 딸 및 손녀에서 전자간증이 있을 경우 발생 위험이 높은 점은 유전적인 요인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태반이 자궁에 착상할 때 여러 혈관 생성인자들이 작용하는 데 이러한 인자들의 불균형이 있을 때 전자간증이 잘 발생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얼마나 위험하나?=일단 여러 원인 인자에 의해 전자간증이 진행하면 임신부 몸의 모든 장기에서 다양한 정도로 장기 손상이 진행하게 된다. 임신을 하게 되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일정하게 혈액 공급을 하기 위해 임신부의 혈관은 혈관 수축인자에 덜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데 전자간증의 경우 혈관 수축이 과도하게 나타나 혈압을 상승시킨다. 심혈관계, 혈액응고체계, 콩팥, 간, 뇌에서도 다양한 기전에 의해 장기 손상이 진행되며, 특히 뇌혈관 수축에 의해 뇌허혈이 발생하고 결국 경련을 동반하는 자간증이 발생하게 된다. 자간증이 있는 산모들의 뇌영상 검사를 보면 주로 시각을 담당하는 뇌 뒤쪽에 여러 병변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특징적인 시력 저하나 앞이 안보이는 증상을 설명해 준다.

▶진단이 되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조기 발견을 위해 임신 후반기에는 산전 진찰을 자주 하게 된다. 병원 방문때마다 혈압을 재는데 확장기혈압이 81~89㎜Hg이거나 임신 제3삼분기(임신 28주이후)에 산모 체중이 1주일에 0.9kg 이상 갑자기 증가하게 되면 1주일마다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혈압이 140/90㎜Hg로 측정이 됐다면, 대개는 2~3일 간 입원해 전자간증이 맞는지, 맞다면 중증인지 아닌지를 평가하게 되고 혈압만 올라간 상태인 임신성 고혈압인 경우에는 퇴원해 1주 마다 혈액검사, 단백뇨검사를 하며 최소 주 2회 이상 혈압을 모니터 해야 한다. 중증 소견이 없는 전자간증의 경우에는 임신 37주 이전까지만 산모 및 태아 상태를 자주 모니터링하면서 경과관찰 할 수 있고, 중증 소견을 보이는 전자간증 및 자간증은 혈압이 160/110㎜Hg가 넘을 경우 항고혈압제 투여와 함께 경련 예방을 위한 마그네슘황산염을 투여하면서 분만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34주 미만일 경우 태아 폐성숙을 촉진하는 스테로이드 주사 후 산모 및 태아의 상태를 보면서 48시간 이내로 분만을 고려할 수 있겠다. 만약 임신 23~24주 이전, 즉 태아 생존력이 없다고 보는 임신주수에 중증의 전자간증이 진단되면 임신을 종결하고 태아를 포기하는 것이 현재의 치료 지침이다. 왜냐하면 임신을 유지했을 경우 산모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이 매우 중대하고 여러 장기손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기에 예측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전자간증을 조기에 예측하고 진단해 모성 및 주산기 사망률과 이환율을 줄이려는 노력은 계속돼 왔다. 자궁동맥 도플러 초음파검사와 혈관형성인자 측정을 통해 예측도를 많이 향상시켰으나 향후 일관된 연구결과와 이러한 검사를 통한 임신결과의 향상을 보이기까지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 있다. 아직까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산모에서 해당 검사를 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예방법도 뚜렷한 성과를 보인 방법은 거의 없다. 다만, 전자간증 재발의 고위험군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중등도의 예방 효과가 있음이 증명돼 일부 고위험군에서 시도해 볼 수 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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