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주의 한라칼럼] 아! 영장류센터…

[강상주의 한라칼럼] 아! 영장류센터…
  • 입력 : 2018. 06.19(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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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감귤농사를 하지만 '똘랭이(작은 땅)'라서 그런지 수입도 얼마 안되고 왕초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감귤도 품종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고 수입도 그렇다. 품종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portfolio)라는 증권용어가 있는데 투자를 하는데 위험요소를 줄이기위해 여러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농업뿐만 아니라 제주의 미래산업도 한 품목에 집중투자하는 것보다 포트폴리오를 잘해야 안정적 발전을 도모 할수 있다고 생각된다.

새로운 분야의 발굴은 정말 쉽지않다. 상호간의 이익이 맞아 떨어져야한다. 민선 서귀포시장 말기에 식약청 생명공학연구원 소속의 독성연구소 박사 몇명이 찾아왔다. 그곳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했더니 우리나라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평가 등을 하고 독성화학물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연구를 한다는 것이다. 가장 관심있는 것은 새로운 의약품에 대해 승인을 한다는 것이다. 귀가 솔깃했다. 그분들이 당시 황우석박사 못지않은 분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이분들 말이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전자분야의 실리콘밸리처럼 생명공학 즉 의약품계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어야하고 그 첫 번째가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등)센터를 건립하는 일이며 그 인근에 제약회사 관련기관의 연구소를 유치해서 단지화하고 이를 토대로 의약품제조공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전세계의약품 즉 항암제·당뇨병·고혈압치료 등에서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좋은 얘기였다. "왜 서귀포입니까" 가장 궁금한 것을 물었더니 "일본의 자연산 원숭이 서식지가 일본 오이타현의 오이타산인데 그 위도가 서귀포와 같아서 제주 서귀포지역이 입지여건상 영장류센터의 최적지이며 약 2000억원이 투자되며 30만평이 필요하고 전액 국비투자입니다"라며 "영장류는 세균감염이 일체 없어야 임상실험용으로 활용됩니다"라고 했다. 치료제를 발명한 기업·연구기관등에서 신제품 승인요청시 그 병원균만 보유하고 있는 영장류를 대상으로 치료실험을 해야 인간에 대한 결과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제안이 괜찮게 보여 "의사결정을 저 혼자만 하는게 아니라 의회에서의 동감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난색을 표하는 걸 설득해서 의회설명회를 했다. 의회에서는 나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식약청의 똑똑한 과학자들과 서귀포시가 의기투합하여 적극 추진했지만 나도 임기가 끝났고 또 참여정부 청와대비서관의 반대로 보류돼 대폭 축소된 상태로 충북 오송과학단지로 결정·유치되어 명맥만 유지된다고 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줄기세포 선진국인데 이를 검증할 영장류가 없어서 수입에 의존한다면 세계생명공학계를 리더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생명공학의 세계적 강국이 되려면 영장류 수만마리가 필요한데 현재는 미국·중국뿐이라고 한다. 이 문제는 그후 몇 번 기고·발표해도 귀 기울임이 없었다.

며칠전 인터냇 검색하다가 영장류센터가 전북 정읍에 180억원을 들여서 준공되었고 앞으로 약 4000마리 정도 양성을 목표로 한다고 하였다. 아마도 그 지역 국회의원이 선수라서 놓치지 않은 것 같다. 정읍은 사육장소로만 운영되어서 국내외연구기관에 공급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단지가 될려면 국가와 지역이 합심해서 영장류센터·연구기관·의약품제조공장 아니 공항까지 연계시켜야 할 것이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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