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삶에서 행복의 빛으로

어둠의 삶에서 행복의 빛으로
일도1동 주민자치센터 불우한 이웃과 함께 원도심 투어
  • 입력 : 2019. 06.22(토) 23:03
  • 김원순 시민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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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어둠의 삶에서 행복의 빛으로.hwp(1)

일도1동 주민자치센터가 주관한 관내 어르신들과 원도심 투어 길

습도가 칙칙하고 온도계 수은주가 무섭게 올라가는 6월 21일 오전 10시 제주시 일도1동 복지회관에 70세 이상 되신 어르신들이 한 분 한분 오시기 시작하더니 14명이 모였다. 일도1동주민자치센터(동장 김명석)에서 관내에 거주하는 불우한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들이 길에 오르는 날이었다.

주민자치센터가 주관하여 관내에 어렵게 살아가는 어르신들 모셔서 길을 걸으며 제주시 과거에 있었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기 위하여 제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회(회장 김원순)에 도움을 요청해서 해설사와 함께 하는 날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계셔서 혹시 걸어가다 불편하면 휠체어로 모시기 위해 휠체어 다섯대를 준비했고, 또 휠체어를 끌고 갈 봉사원은 주민자치위원장과 부위원장 그리고 자생단체장께서 함께 하였으며 주민센터에 강재선 담당관과 사회복지 담당을 하는 문순애 주무관도 끝까지 함께 걸었다.

일도1동 지역은 과거 칠성통을 중심으로 번성한 제주의 중심동이라 할 수 있다고 시작한 해설사는 복지회관에서 20여 분 정도 해설을 한 후 일단 밖으로 인솔을 하고 나왔다. 북초등학교에 도착하여 시원하게 바람이 불고 그늘진 벤치에 앉았다. 해설사는 무근성과 탑동이 매립되기 전까지 제주시민들에게 어떤 장소였고 왜 ‘이아’라고 했는지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을 한다. 이쯤 되니 참가한 어르신들도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반응도 보였고 살짝 질문도 한다. 더 큰 관심을 보인 것은 관료들이 머물던 객사(영주관터), 제주도 교육의 요람인 북소학교(1907년)와 오늘의 학교들 그리고 북국민학교에서 시작한 제주4·3 이야기였다. 1919년 3.1운동 당시 제주 여성들도 큰일을 하였다고 하며 고수선, 최정숙, 강평국 선생님 이야기도 전했다.

마지막 장소는 제주목관아다. 목관아 연희각 난간마루에 걸터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피곤해진 마음을 풀어준다. 연희각과 제주목사 그리고 이아에서 접무를 한 관료, 망경루과 진해루, 조천 연북정을 연결하여 제주목관아 이전 탐라국 때 성주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마무리는 제주도 말(馬)문화를 꺼내서 1276년 성산 수산평으로 원나라가 160마리 말을 입식시켜 사육하면서부터 제주는 말의 고장이었다. 그리고 조선 500년 동안 고마장에서 선별한 말을 덕판배로 싣고 강진 마량항으로 공진마를 진상한 역사를 해설하니 너무나 좋아하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복지관으로 이동하였다. 탐방후기를 논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혹시 궁금한 이야기나 기타 어떤 말씀이라도 좋으니 순서 없이 말씀하시라고 하니 네 분이 둘러앉은 자리에서 말씀하신다. "팔십평생 살면서 제주시 무근성, 이아, 목관아 등 말은 들어도 왜 그렇게 부르는지에 대하여 들어볼 일이 없었는데 오늘 이런 강의를 통하여 알게 되니 나는 지금까지 바보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하셨고, 어떤 분께서는 사회복지주무관께 "다음에도 꼭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문까지 한다.

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 원도심도 살리고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서 스스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바람직 하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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