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란 말은 쉽지만 실천으로 옮긴다는 것은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하고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흔히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는 나눠주는 문화가 아닌가 싶은데 받으면 줘야 하는, 즉 갚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나눔 정신이 투철한 민족이다.
제주시 오라1동에 위치한'곤밥식당' 강술생 사장은 본인도 어려운 처지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작지만 나눠보려고 실천하게 됐다고 한다. 삼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위원장 장영호)와 나눔실천가게 곤밥식당은 오랜 시간 관내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매월 2회 곤밥식당에서는 어르신들 반찬 다섯가지를 제공하고 협의회원들은 그 반찬을 배달하는 것이다.
한 여성위원은 "반찬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고 강술생 사장의 아름다운 마음을 배달하고 있어 발걸음이 너무 가볍고 찾아가면 어르신들이 미안해 하는 마음으로 '에구, 또 왔구나 게' '나 영 얻어만 먹엉 어떵 헐거라'하며 방문을 열고 미소 띤 얼굴로 건네는 반찬을 받는다"면서 그리 천진난만할 수 없다고 한다. 시간이 있을 때는 한참을 말벗이 되어주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 없고 대화의 대상이 없으니 가장 힘들다고 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때로는 순간 가슴이 덜컹할 때도 있는데 문을 두드리고 "삼촌 계시우꽈"해도 아무대답이 없을 때다. 혹시 심하게 아픈건 아닌지 가슴이 놀랄 때도 허다하다고 했다. 아프고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동 주민자치센터에 연락해 해결하는 일들도 다반사라고 전했다.
그런데 곤밥식당은 이제 더 이상 그 어르신들께 맛있는 반찬을 제공할 수 없게 됐다. 오는 27일 아라동으로 이전 개업을 한다고 했다. 협의회 위원들은 걱정이다. 혼자 외롭게 사는 어르신들 마냥 기다릴 것이고 마지막 배달 때 앞으로는 찾아뵙지 못한다고 말은 전해야 하는데 어떻게 그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서 혹 이런 사연을 언론에서 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도 가져본다고 했다. '곤밥식당'은 나눔을 손수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제주시로부터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새로운 곳에 가서도 부디 그 아름다움 잊지 마시고 문전성시 이뤄 또 다른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손길이 뻗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