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로남불’ 같은 원 도정의 개발 잣대

[사설] ‘내로남불’ 같은 원 도정의 개발 잣대
  • 입력 : 2020. 11.04(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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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달 25일 난개발 우려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날 원 지사는 "자연경관을 해치는 개발은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후속조치가 곧바로 나왔습니다. '청정제주 송악선언' 실천조치 1호로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에 대한 문화재 지정이 추진됩니다.

원 지사는 엊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실천하는 첫 번째 조치로 송악산 일대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송악산 일대에서 진행중인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을 사실상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1995년 유원지로 지정된 이후 중국자본이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입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제주도의회에 제출됐지만 지난 4월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부동의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앞으로 송악산 일대가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모든 개발이 엄격히 제한됩니다.

그런데 원 도정의 '내로남불' 같은 개발 잣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개발과 환경훼손을 막겠다는 원 도정의 방침에 동감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문제는 원 도정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인·허가 과정을 밟는 사업들을 죄다 제동을 걸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원 지사가 난개발과 환경훼손 문제를 중히 여기면서 왜 제2공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느냐는 것입니다. 제2공항을 추진할 경우 제주에서 이보다 더한 난개발과 환경훼손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라도 면적보다 무려 15배 넘는 150만평이 개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민간사업에 대해 갖가지 이유를 들어 못하게 한다면 납득이 안될 겁니다. 그럴거면 차라리 제2공항 유보 등 제주에서 더 이상 개발은 안된다고 선언해야 설득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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