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자연이 주는 '쉼' 가을 선물 만끽해보자

[김성훈의 백록담] 자연이 주는 '쉼' 가을 선물 만끽해보자
  • 입력 : 2021. 10.18(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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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월의 폭염을 이겨내고 늦여름 9월을 보냈더니 오긴 왔다. 10월 가을이다. 알록달록 여러 색을 머금는 참으로 아름다운 날의 연속이다. 가을, 쉼없이 달리며 여름을 버텨낸 그대들에게 편안한 쉼을 안겨주는 계절이다.

지난 2년 우리는 얼마가 힘들었는가. 앞이 안보이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터벅터벅 걸었더니, 2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다보니 민낯이 드러나 얼굴을 붉히기도 했지만 그래도 버텼다. 다 알다시피 코로나 얘기다. 다음 달 그토록 바랐던, 종식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나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전이 시작된다.

가진 것이라곤 천혜의 환경뿐인 우리 제주는 지난 2년 다른 어느 곳보다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관광산업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여기저기서 폐업이 속출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넘쳐났다. 사람의 이동을 막으니 음식점 등 자영업 시장이 휘청거렸다.

상황이 이러니 경제상황이 좋아질 리 없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집값은 상식수준을 벗어난 고공행진으로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더해갔다. 지난해 11월부터 46주 연속 아파트가격이 오르며 무주택자들은 이미 집 마련의 꿈을 접은 지 오래고 제주에서 태어난 수많은 젊은이들의 탈제주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살 곳이 없다보니 부부들은 아이도 낳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출생아수와 혼인건수가 역대 최저기록을 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70만명을 바라보던 인구가 2년 넘게 67만명 선에 멈춰섰다.

모든 게 불안해지니 마음에 여유가 없어졌다. 나의 일이, 나의 조직의 일이 아니면 다 성가시고 나쁘게만 보인다. 그래서 갈등은 어느 때보다 많아졌고 또 심각해졌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 대부분 기쁨과는 거리가 멀다. 보이스피싱과 부동산사기 등 말만 들어도 짜증나는 범죄들이 매일매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여의도발 정가소식과 정치인들의 두 얼굴 행각은 국민적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 세상사 희노애락을 담고 있는 신문지상을 아무리 뒤져봐도 국민적 노여움만 보인다. 하나 덧붙이자면 어이없고 황당해서 이른바 개그맨들의 밥줄을 끊는다는 코미디. 우리 국민들, 정치복이 이렇게도 지지리 없을까, 그런 인간들 뽑은 업보라 속으로 삭혀볼수 밖에.

비록 다음 달부터 위드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의 길을 가게 되지만 코로나 이전으로의 삶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최근 물가는 1년 전보다 3% 이상 올랐다. 실제 사람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밥상에 오르는 모든 게 다 올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주부들 사이 전설처럼 내려오는 얘기가 있지 않은가. 남편 월급하고 아이들 성적 빼고 다 올랐다.

10월 말로 접어들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테다. 지난 2년 우리는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봐야 했고 듣고싶지 않았던 것을 들어야 했음이다. 오름을 오르고 숲길을 걸으며 10월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해보자. 아름다움을 눈에 담아보자. 그러면서 11월을 기대해보자. 가보지 않은 길 2년을 걸었는데, 예전 걸어봤던 길 다시 가는데, 뭐 어렵겠는가.

<김성훈 편집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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