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8)광양초등학교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8)광양초등학교
"나무의 가을여행 따라 숲 속을 걸어요"
  • 입력 : 2021. 11.12(금)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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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라산 둘레길에서 진행된 숲길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자연물을 이용해 만든 꽃다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도영기자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서 '가을숲 느끼기' 체험
숲 해설가 도움 아래 자연·역사 등 현장교육

"가을이 되면 나무에 무슨 일이 생길까요?"

"색이 물들어요", "낙엽이 떨어져요."

"맞았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나무는 가을에 여행을 떠나요. 무슨 여행일까? 오늘 같이 찾아볼까요?"

지난 5일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일원에서 제주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2021 숲길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광양초등학교 3학년 학생 29명이 참여했다.

숲길 체험 활동에 길잡이로 나선 유옥규 숲 해설가는 먼저 안전수칙을 설명했다.

숲으로 들어서니 초록의 나무들 사이로 주황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물들고 있는 나무들이 보인다. 학생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단풍의 위치를 알려주느라 분주하다.

숲 한쪽의 넓은 공간에 도착해 유옥규 해설가는 준비해 온 줄을 이용해 바닥에 큰 원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뿌리', '줄기', '열매' 등 3팀으로 나눠 게임을 시작했다. 유 해설가의 구령에 맞춰 원 안으로 뿌리팀이 들어가기도 하고 줄기팀이 들어갔다 나오기도 한다. 속도를 높여 빠르게 게임이 진행되자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숲 속 가득 울려 퍼졌다. 결국 뿌리와 줄기 그리고 열매팀의 모든 학생들이 원 안에 모여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로를 얼싸안았다.

"나무는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을 살아요.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지만 가을에는 나무의 열매가 바람을 타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노루나 멧돼지에 붙어서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작은 열매가 그곳에서 잘 적응하고 싹을 틔우면서 새로운 생명을 시작해요. 그러면 여러분처럼 큰 나무가 되는 거예요." 유 해설가의 설명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기념탑을 지나 무오법정사 터까지 이동했다. 학생들은 안내문을 함께 읽어보며 제주도내 최초, 최대의 항일운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유옥규 해설사는 선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자연물을 이용한 꽃다발을 만들어 헌화하자고 제안했다. 떨어진 나뭇가지에 나뭇잎과 열매, 솔방울 등을 꽂아 유 해설사가 시범을 보이자 학생들도 주변의 자연물을 찾아 꽃다발을 만들었다. 이후 꽃다발을 한 곳에 모아 짧은 묵념도 진행했다.

김민규 학생은 "학교 밖으로 나와 숲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유찬 학생은 "조금 힘들기도 하고 몇 번 넘어질 뻔해서 길이 무섭기도 했지만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연주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오늘 숲에서 들었던 가을 숲소리를 음악 수업과 연계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체험 활동을 통해 나무의 생장과정도 알게 되고 항일운동을 펼친 선조들의 나라사랑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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