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후순위… 제주 감염병 전문병원 재검토

또 후순위… 제주 감염병 전문병원 재검토
질병관리청, 연구 용역 통해 병상 수 축소키로
"인구·환자 적어… 36병상 미만으로 재산정"
  • 입력 : 2022. 01.03(월) 17:4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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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제주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연구 용역을 다시 벌여 제주 감염병 전문병원 병상 수를 법정기준보다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주권역 설립을 유보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제주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병상 수를 재산정하는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3일 말했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독립적인 감염병 병동을 운영하며 환자 치료를 전담하고 권역 내 환자 배정과 전원 업무를 도맡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016년 용역 결과를 토대로 각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에 나서고 있다. 당시 용역 결과 제주, 인천, 중부, 영남, 호남 등 전국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호남, 중부, 영남 등 3개 권역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계획은 확정됐다. 따라서 남은 권역은 제주와 인천 등 2곳 뿐이었지만, 지난해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원하는 지자체가 늘었다는 이유로 용역에도 없던 대구·경북 권역을 네번째 설립 지역으로 선정했다. 올해 5번째 설립 지역을 확정하기 위한 공모가 진행되고 있지만 공모 대상이 인천 등 수도권역으로 국한되면서 이번에도 제주는 제외됐다.

제주 권역 설립 계획은 내년에도 불투명하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전문병원 적정 병상 수에 대한 재산정 연구 용역이 끝날 때까지 제주 설립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감염병 전문병원 병상 수는 음압병상, 중환자병상 등 36병상 이상으로 정해져있다. 36병상까지는 정부가 전액 국비로 설치비용을 지원하며 그 이상은 설립 권역의 지자체가 부담한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제주는 다른 권역보다 인구 수와 코로나19 환자 수가 적다며 도내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병상 수를 법정 기준보다 적은 36병상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다. 법정 기준을 바꿔서라도 제주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병상 수를 축소하겠다는 뜻이다.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전부 36병상 이상으로 설계됐다.

연구용역 실시 여부도 불투명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회 추가경정예산안과 2022년 본예산에 제주권역 병상 재산정 연구 용역비를 편성해달고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두차례 모두 거절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이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포괄적 연구용역비' 대상에 병상 수 재산정 용역비를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만약 반영된다면 올해 안에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도는 정부에 보낸 건의서에서 "제주는 섬이라는 고립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해외 유입 감염병에 상시 노출돼 있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해 감염병전문병원을 제주에 우선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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