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커스] 제5회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

[문화포커스] 제5회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
열정 넘어 조직·인력 뒷받침 지속가능성 모색해야
제주아트센터와 공동 주최 메인 공연과 하우스콘서트
  • 입력 : 2022. 01.24(월) 16:2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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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 메인 공연 셋째 날인 지난 22일 김다미·김덕우·김상진·이강호·김태형이 수크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주아트센터

작년 실내악콩쿠르 수상팀, 최정상 연주자의 앙상블 등
제주 연주자도 '배경' 아닌 '주체'로 참여 실내악 영역 넓혀
겨울 음악축제 정체성 탐색 속 취약한 시스템 개선 필요


수크, 도흐나니는 작품번호 8번, 10번 이렇습니다. 한 자리 숫자는 그 사람의 초기 작품이라는 것이죠. (중략) 재능있는 작곡가들의 젊은 시절이 어떠했는가를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재직하며 해설 음악회를 이끌었던 김용배 피아니스트의 음성으로 막이 열렸다. 연주 전 그가 노련하고 맛깔나게 풀어낸 곡목 해설은 어느덧 청중들을 동유럽의 어느 도시로 이끌었다. 지난 22일 저녁 제주아트센터. 이곳에서 4일 동안(1월 20~23일) 매회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된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이하 JICMF) 메인 공연은 이 행사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수준 높은 실내악 연주를 객석의 눈높이에 맞춰 대중적으로 풀어내겠다는 점이다.

JICMF는 2018년 제주건반예술학회가 주최한 아라인터내셔널뮤직페스티벌에서 시작됐고 2020년 제주아트센터와 공동 주최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JICMF를 기획해 조직위원장, 예술감독 등 1인 다역을 맡고 있는 피아니스트 심희정 제주대 음악학과 교수의 노력이 빛을 발하며 지난해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제 우수 사업에 뽑혔다.

5회째인 올해 다시 제주아트센터와 손을 잡은 페스티벌은 지난 연말 4회 행사에 이어 숨 가쁘게 준비됐지만 '겨울 여정'을 주제로 곳곳에 인상적 무대를 만들었다. 총 18곡이 펼쳐진 메인 공연에선 지난해 치른 첫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 전체 대상인 '르포렘 트리오'와 아티스트 부문 2위 수상팀인 '앙상블 아투지' 등 국내 유망 연주자들을 소개했고, 김다미·김덕우·김상진·이강호·김태형 등 최정상의 연주자들이 호흡을 맞춰 수크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하는 장면을 빚어냈다. JICMF 상주단체 격인 '앙상블 데어 토니카',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 단원, 제주대 음악학과 재학생 등 제주 연주자들도 '배경'이 아닌 '주체'로 무대에 올랐다. 콘트라베이스 앙상블을 포함 성악, 관악 등 실내악의 영역을 확장하는 무대도 늘렸다. 메인 공연 앞뒤로 배치한 도내 문화공간 활용 하우스 콘서트에는 제주 청년 예술가, 음악 영재 등을 초청해 제주 실내악의 미래를 제시했다.

지난 20일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 메인 공연 첫날 지난해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 전체 대상인 '르포렘 트리오'가 첫 무대를 열고 있다. 사진=제주아트센터

이달 27일 월정 에비뉴에서 개최되는 하우스 콘서트로 막을 내리는 이번 JICMF는 향후 '겨울 음악축제'로 정체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실내악콩쿠르를 개최해 입상자들은 다음 해 JICMF에 초청한다. 가을엔 관객 맞춤형 공연인 '스페셜 콘서트'도 구상 중이다. 하지만 JICMF가 지속되려면 개인의 열정을 넘어 조직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만 해도 JICMF 공식 홈페이지가 거의 가동되지 않았고, 막바지엔 프로그램북을 제공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동영상 중계는 특정 날짜에만 이뤄졌다.

올해 처음 시도한 제주아트센터의 유료 관객 인원은 총 522명. 이들이 씨앗이 되어 JICMF를 어떻게 키워갈지 지켜볼 일이다. 심희정 조직위원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연주자들이 '제주'에서 열리는 실내악축제라는 이유로 선뜻 참여해주고 있다"며 "관악제와는 또 다른 빛깔로 음악과 예술을 접목해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행사가 되도록 이끌고 싶다"고 했다. 심 위원장은 특히 "매년 창작곡을 위촉해왔는데 실내악을 통해 제주의 숨은 멜로디를 찾아내 관객들과 공감대를 넓히는 작업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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