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정의 목요담론] 10만원의 행복, 나의 선택

[주현정의 목요담론] 10만원의 행복, 나의 선택
  • 입력 : 2022. 08.04(목)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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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8월 1일부터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한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확장재정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논란과 재정건전성을 염려하는 의견도 있는 반면, 코로나19로 지친 도민들을 위한 응원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여기서는 10만원의 지원금에 대한 찬반을 논하고 싶지 않다. 다만 사람들이 자신이 벌어서 획득한 소득이 아닌, 외부에서 대가없이 주어지는 지원금을 대하는 마음, 소비 패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소비는 주어진 예산 제약하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경제학에서는 상품묶음(commodity bundle)이라고 해, 소비자는 자신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상품 조합을 선택한다. 예산이 같더라도 사람마다 자신의 기호나 필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상품 구입 패턴이 다르다. 예를 들어, 3만원이 있다면 마트에 가서 3만원어치 한우 등심이나, 3만원짜리 와인을 구입할 수 있고, 우유, 과일, 과자를 섞어서 3만원을 채우거나, 라면, 햇반, 참치 등으로도 3만원을 채울 수 있다. 이렇게 3만원의 조합은 다양하다.

2020년 5월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총 14.2조원을 투입해 가구원별로 4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재정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했다.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를 위해 대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흥미로운 점은, 교육비와 의료비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았어도 구매하겠다고 했으며 외식비, 식료품, 의류, 생활용품은 지원금이 없어도 구매는 하지만 여유가 생겨서 평상시보다 지출액이 증가했다고 한다. 가전과 가구는 재난지원금이 없었으면 지출을 안 할 것이라고 답해 재난지원금이 비계획적인 소비 증대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역시 2020년도 7월에 농식품 주구입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재난지원금은 주로 마트와 재래시장, 식료품점, 대중음식점에서 많이 쓰였으며 특히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구입에 많이 사용됐다고 한다.

나 역시도, 소비패턴이 변한 것을 느꼈는데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이 주어졌을 때가 어버이날 즘이어서 부모님을 모시고 아구찜을 사드렸다. 부모님도 부담 없이 맛있게 드셨다. 2년 전이지만 아직도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생생하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신호등인 수출이 둔화되고 제주는 관광산업이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높은 물가상승률과 전쟁, 코로나19 등 대외환경이 복잡하다. 10만원이라는 지원금이 제주 경기 활성화에 마중물이 돼 한여름의 열기를 잠시나마 식혀줄 단비가 돼 주면 좋겠다. <주현정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재정정책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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