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제주도가 제출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의 칼날 심사를 예고했다. 재원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안정화기금 예산까지 끌고 온 귀중한 예산이 쓰이는 만큼 도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엄격한 잣대를 대겠다는 것이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이승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은 10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제416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현장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작은 예산들, 몇 백 만원의 예산조차도 반영안돼서 아쉽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의원들이 대변하고 있다"며 "반면 지사 공약과 관련된 굵직굵직한 예산들은 몇 억짜리가 반영돼 있어서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리고 "이번 추경은 민생경제활력 추경이다. 이 예산은 정말 잘 써야한다고 판단하고 신규사업, 구체적 계획이 아직 없는데도 몇 억씩 편성된 부분은 엄격하게 잣대 되고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너무 쉽게" 편성됐다는 지적을 받는 등 도마 위에 오른 지사 공약 중엔 '제주형 문화예술 마을 브랜드 발굴 지원 사업'이 있다.
도가 4억원을 편성한 이 사업은 공기관 대행사업(제주문화예술재단)으로 마을 및 문화예술단체 1:1 매칭 공모(6개 마을)해 마을별 스토리 아카이브 구축을 통한 향후 공연예술 콘텐츠 발굴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와관련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이 예산이 민생안정과 연관된, 시급한 사업인지 의문을 제기했고, 강상수 의원(국민의 힘, 서귀포시 정방동·중앙동·천지동·서홍동)은 주민참여예산, 도시재생사업, 문화도시사업 등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존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음을 꼬집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은 마을 브랜드 발굴 지원사업 외에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다큐 제작(3억원), 국제조각페스타(4억원) 등의 사업을 언급하며 "철저하게 지사의 의중이 담긴 예산인데, 이런 큰 예산이 준비도 없이 (이번 예산안에) 많이 (편성)돼 있다"며 "의회서 이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나. 이건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국제조각페스타는 오영훈 지사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제12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올 가을 제주돌문화공원에서 국제조각페스타 제주 개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정 의원은 "4억이면 부서에서 민원인 작은 예산들을 다 소화할 수 있다. 이런 게 너무 안타까운 거다"라며 "과연 이게 문화향유권을 영유하기 위한 제주도를 위한 추경인가, 지사만을 위한 추경인가. 이게 의문점"이라고 지적했다.
예산편성 적절성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진 가운데 오성율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적절하게 배분됐다"고 강조했다.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사업들이 많이 반영됐고, 문화예술인 위한 예술인창작활동지원이나 생활예술인 지원, 마을브랜드 발굴사업 등 예술인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이 반영됐음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