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16)유전성 안질환의 진단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16)유전성 안질환의 진단
유전자 검사로 ‘유전성 안과 질환’ 정밀 진단
  • 입력 : 2023. 07.12(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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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분석으로 정확한 진단·예후 예측해 치료 영향
불필요 검사 줄이고 다른 장기 질환도 조기 진단 가능




[한라일보]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환은 유전, 환경, 생활습관, 확률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유전적 요인은 질환에 따라 다양하게 영향을 끼치며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같이 여러 유전자 변이와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는 반면, 색소망막병증과 같이 단일 유전자 변이가 주된 원인이 되는 질환도 있다. 후자와 같은 질환을 흔히 유전성 안질환으로 분류하는데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번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는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남기태 교수의 도움을 받아 유전성 안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남기태 교수(제주대 안과)

▶유전성 질환과 진단 방법은?=유전성 질환은 부모로부터 한 쌍으로 물려받은 유전자 중 정상인과 비교해 변이가 있는 유전자가 발현, 정상적인 기능을 발현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으로 유전 양상에 따라 상염색체 우성, 상염색체 열성, 성염색체(X염색체) 열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상염색체 우성질환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한 쌍의 유전자 중 한 개에만 변이가 있어도 발병하는 질환이고, 상염색체 열성질환은 두 개 모두 변이가 있어야 발병하는 질환이며 성염색체(X염색체) 열성질환은 성별을 결정하는 X염색체중 두 개 모두 변이가 있거나 남성의 경우 X염색체가 한 개이므로 한 개만 변이가 있어도 발병하는 질환이다.

과거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개별 환자들의 표현형(안과적 검사소견)과 가계도(가족력)를 바탕으로 진단해 예후 또는 유전 양상을 파악, 환자 및 가족 상담을 진행했다. 이후 1990년대 유전 염기서열분석 방법 중 하나인 생어 염기서열분석법의 발달로 인해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실현됐고 인간의 전장유전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됐다. 이후 2010년대부터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의 발달로 인해 유전자 분석 시간과 비용의 비약적 단축이 가능하게 되면서 연구목적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실에서도 유전자검사가 가능하게 됐다.

우리나라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을 활용한 유전자 검사가 급여화됨에 따라 전신에 발생하는 다양한 유전성 질환에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졌으며, 과거의 표현형과 가계도에 의존하는 진단방식에서 한걸음 나아가 유전자 검사를 활용한 분자적 진단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제공하고 예후를 예측하며 현재까지는 드물지만 치료의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전성 질환은 눈의 다양한 부위에 발생할 수 있는데 각막 병증, 수정체 이상, 망막 병증, 시신경 병증, 종양 등이 그 예이다.

색소망막병증(Retinitis pigmentosa) 은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질환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4000명에 1명 정도인 비교적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100개 이상의 다양한 원인 유전자가 밝혀져 있고 그와 관련해 다양한 임상양상으로 발생하며 청력 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유전 양상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젊은 성인에서 처음 발병하고 열성 유전의 경우 청소년기부터 심하게 발생할 수도 있으며 무증상으로 우연히 검진에서 진단되거나 야맹증, 시야장애 등을 호소해 진단될 수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을 통해 100개 이상의 유전자 중 어떤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질환이 발생했는지 진단할 수 있고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다면 예후를 예측하거나 가족계획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불필요한 검사 줄이고 다른 장기 질환 예측도 가능=그렇다면 아직 치료가 되지 않음에도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원인 유전자를 밝혀내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진다. 유전성 망막질환 중 잠복 황반이상증(Occult macular dystrophy)은 그 이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육안으로 망막 검사를 했을 때 진단이 되지 않고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수한 안과 검사를 통해서만 의심을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으며 환자가 뇌 MRI 등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가족계획 및 추가적인 가족에 대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유전성 망막질환 병력이 있는 가계도 내에서도 질환이 발생하는 시기는 개인별로 다양하다. 따라서 안과적 검사만으로 환자의 가족에서 질환이 발생한 것인지 또는 발생할 것인지는 알 수 없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자녀 계획이 있는 경우 부모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환을 일으킬 원인 유전자가 있는지 예측할 수 있고 아직까지는 활발하진 않지만 보조생식술을 통해 원인 유전자를 제외한 후 태아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유전성 증후군을 확인해 눈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 생기는 질환도 예측할 수도 있다. 유전자변이는 단일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유전적 이질성에 의해 다양한 장기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눈은 외부에 노출돼 있는 장기로서 육안적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다른 장기는 피하에 숨겨져 있어 뒤늦게 진단될 수 있는데 원인 유전자가 여러 장기에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유전자로 알려지면 전신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전성 망막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의 진단율은 50~70%이며 국내에서 급여로 검사가 가능한 유전자 검사는 의심되는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유전자에 대한 패널 검사만 가능한 상황으로 진단에 한계가 있다. 색소망막병증의 경우 원인 유전자가 매우 많고 알려지지 않은 원인 유전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상염색체 열성 유전의 경우 두 개의 원인유전자가 모두 발견되지 않아 원인유전자를 정확하게 밝혀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모든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해 유전자 검사로 진단을 내릴 수 없지만 추후 검사 방법의 발달과 더불어 다수의 유전자 검사결과를 확보하고 전체 유전자 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면 진단율을 높이고 치료적 접근의 범위가 넓어지는 등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영기자







[건강 Tip] 수분이 풍부한 오이, 색다르게 즐겨 보기

4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제철
무더운 여름 갈증 해소 탁월


오이는 일 년 내내 맛볼 수 있지만 4월 말부터 7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특유의 향과 아삭한 식감, 한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풍성해지는 수분까지, 무더운 여름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훌륭한 식재료인 오이에 대해 알아보자.

오이는 100g당 14㎉로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많이 이용될 뿐만 아니라 95%로 수분 함량이 높아 등산 시 갈증 해소용으로 자주 이용된다.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의 열을 내리고 부기를 빼주는 효과가 있다. 오이 100g에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2% 정도의 비타민 C가 포함돼 있는데, 더위로 지친 피로 해소에 좋다. 비타민 A도 풍부해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에도 도움이 된다. 오이에 풍부한 칼륨은 체내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피를 맑게 해 주고,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이 껍질에는 혈당,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암을 예방하는 카로티노이드와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이 풍부하다.

오이는 취청오이, 백오이, 가시오이 등 종류가 다양하다. 백오이는 수분이 많아 오이소박이나 물김치를 담글 때 좋고, 저장성이 뛰어나 오이지, 오이피클 등에 사용된다. 취청오이는 껍질이 단단하나 육질이 무른 편이어서 바로 먹는 생채나 무침용으로 이용하면 좋다. 가시오이는 씹는 맛이 좋아 오이냉국이나 무침으로 많이 사용한다. 오이는 꼭지가 싱싱하고 과육이 단단한 것이 좋다. 오이를 잘게 썰어 소금에 버무리고 다진 마늘, 허브, 레몬즙 등과 함께 그릭요거트에 넣고 섞어주면 그리스 음식에서 사용되는 차지키(Tzatziki) 소스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샌드위치 속재료로 이용하거나 빵, 튀김, 고기 등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소스이니 올여름 오이를 색다르게 즐겨보길 바란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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