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고 먹어 보며.. 오감으로 자연 배워요" [숲학교]

"냄새 맡고 먹어 보며.. 오감으로 자연 배워요" [숲학교]
[2023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7)구엄초등학교
  • 입력 : 2023. 09.21(목) 16:24  수정 : 2023. 09. 24(일) 19:57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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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의 올해 일곱 번째 탐방이 21일 서귀포시 하원동 한라산둘레길 동백길(무오법정사 항일운동발상지)에서 진행됐다.강다혜기자

[한라일보] 잘날 큰 비가 오고난 뒤 한라산 둘레길은 다소 습하고 어두웠다. 다행히 우려했던 비는 오지 않았고, 그늘을 제외한 땅은 거의 말라있었다. 고요했던 숲도 잠에서 깨어나 아이들을 반겼다.

'2023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의 올해 일곱 번째 탐방이 21일 서귀포시 하원동 한라산둘레길 동백길(무오법정사 항일운동발상지)에서 진행됐다. 이번 숲길 탐방에는 제주시 애월읍 구엄초등학교 5학년 재학생과 교사가 동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라산의 야생동물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구엄초 5학년 학생들은 '한라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라산의 생태계에 대해 배우는 중이다. 내달 13일에는 한라산 백록담 등정도 계획돼 있다. 인간에 의한 자연재해 등 소위 '비생물 요소'가 '자연'으로 일컬어지는 '생물 요소'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인간은 자연에서 어떤 존재인지, 자연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지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오전 10시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입구에 모인 아이들은 김명준 강사(여미지식물원 객원연구원)의 지도로 몸풀기를 시작했다. 이어 매미채와 루페(곤충 확대경)을 하나씩 손에 들고 본격 동백길 탐방에 나섰다.

강사가 "얘들아, 잎을 만져서 냄새를 맡아봐요", "이 열매는 먹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곧장 잎을, 열매를, 덥석 집어 각자의 얼굴 가까이로 들이밀었다. 열매를 곧장 입에 넣고는 "매워요", "떫어요," "달아요"라고 신기해하는가 하면 "배고파요, 도시락 언제 먹어요?"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루페를 이용해서 벌레와 꽃, 곤충을 살펴보고 매미채를 이용해 곤충을 잡는 학생들의 모습에는 장난기가 그득했다. 학생들은 곤충 확대경인 루페를 이용해 친구의 눈을 확대해 보거나, 각자의 얼굴에 매미채를 쓰고 돌아다니며 신나게 뛰어놀았다.

지천에 깔린 도토리 이야기가 시작되자 아이들의 고개가 일제히 아래로 쏠렸다. 강사의 설명이 시작되자 도토리를 주워 공기놀이처럼 던졌다 잡는 장난을 반복하는 학생들, 다람쥐 등 설치류에 대한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각자의 과학 지식을 읊는 학생들까지 가지각색이었다.

이날 아이들을 인솔한 박혜령 교사는 "읍면지역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지만 둘레길을 걸을 수 있는 경험은 흔치 않다"라며 "둘레길이 어떤 곳인지 몰라서 반바지를 입고 온 친구들도 있고, 걷기 어려운 이끼가 낀 바위를 걷거나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하는 험한 길을 걸어보는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특별하고 귀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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