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다문화학생 급증하는데… 사각지대 못 품는 정책

[포커스] 다문화학생 급증하는데… 사각지대 못 품는 정책
제주 이주배경 학생 지속 늘어 처음 3000명 넘어
도내 전체 초중고생 7만여 명 중에 4% 비율 차지
출생지·국적·체류자격 제각각… 필요 정책도 차이
"학업중단 사례도"… 맞춤 교육기회 제공 등 과제
  • 입력 : 2023. 10.03(화) 16:03  수정 : 2023. 10. 04(수) 21:22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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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DB

[한라일보] 이주 부모나 본인이 외국에 뿌리를 둔 이들을 두루 일컫는 '이주배경 학생'(다문화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이들의 출생지와 체류자격 등 배경과 학령기 역시 다양해지면서 학교 적응력이 천차만별이라는 진단에 따라, 교육 사각지대와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주 인구 증가에 학생 수도 증가=이주배경인구가 증가하면서 전국적으로 이주배경학생 수는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주배경인구수는 2020년 대비 2040년 1.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지난 4월 기준) 도내 초·중·고교 이주배경 학생은 312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집계를 시작한 2012년 446명 이후 2016년 1190명으로 1000명을 넘어섰고, 2019년 2079명으로 2000명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 3000명을 넘어섰다.

올해 이주배경 학생 수를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2174명(69.5%), 중학교 690명(22.1%), 고등학교 264명(8.4%)이다. 도내 전체 학생 7만8991명 가운데 4.0%를 차지한다.

교육정책 대상으로서 흔히 '다문화 학생'으로 일컬어지는 이주배경 학생의 범위는 부모나 자신이 다른 나라에서 이주한 경험이 있는 가정의 학생들을 모두 포함한다. 즉 이주배경학생은 크게 내국인·외국인 가정으로 나뉘며, 내국인의 경우에는 다시 출생지에 따라 국내 출생자와 외국 출생 뒤 중도 입국한 이들을 모두 포함한다.

올해 이주배경학생 수를 가족 구성(생성 배경)별로 보면 국제결혼가정 자녀 가운데 국내출생이 2533명, 중도입국은 251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가정 자녀는 344명이다. 2016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면, 국제결혼 자녀는 2016년 955명에서 올해 2533명으로 늘었고 중도입국 자녀는 116명에서 올해 251명으로, 외국인 가정 자녀는 116명에서 344명으로 증가했다.

▶"이주배경 학생도 한국의 인재… 사각지대 해소를"=이주배경 학생들의 연령과 형편이 다양해지면서 이에 맞춘 교육 기회 제공 역시 과제로 떠오른다. 특히 국내출생 다문화 가족 학생과는 다른 차원의 어려움과 장벽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중도입국 및 외국인 가정 학생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주시내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도교육청에서 다문화와 외국인가정, 난민가정 상관없이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 학교에 입학해 한국어 교육이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모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학교 소속 학생들에 한해 지원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사각지대에 처한 아이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도내 한 이주민센터 관계자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주로 10대 중·후반에 입국한 뒤 한국문화에 대한 어떠한 배경도 없이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대부분 언어소통이 어려워 공립학교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울 뿐 아니라, 문화충격으로 다가와 학업 중단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며 "일부는 불법 체류 등으로 교육 지원이 매우 미흡한 경우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능이 있는 아동이 있음에도 발굴과 지원이 어려운 이유는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이해 차이에서 비롯된다. 즉 부모의 무관심보다는 교육복지서비스를 이해하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문화 가정 학생은 매해 증가하고 있고, 두가지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경쟁력 있는 소중한 존재들인 만큼 교육정책과 문화의 이해도를 향상시켜줄 수 있는 정보전달 체계도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점점 늘어나는 다문화 학생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 장학금을 신설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주배경 학생 인재양성 지원방안'을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앞으로 각 시도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은 3∼12개월 단위의 '한국어 예비과정'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외부 기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출석을 인정받는 형태로, 다문화 밀집학교가 있는 33개 시군구부터 우선 추진한다. 이중언어 등 문화적 강점이 있는 저소득층 다문화 학생을 위해 '글로벌 우수인재 장학금'도 내년부터 신설한다. 매년 100∼200명씩을 선발해 대학 졸업 때까지 매달 장학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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