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토킹 하루 1건꼴… 피해자 원치 않아도 처벌

제주 스토킹 하루 1건꼴… 피해자 원치 않아도 처벌
제주서 처벌 불원의사에도 구속 전국 첫 사례
가해·피해자 관계 헤어진 연인 사이 가장 많아
  • 입력 : 2023. 10.23(월) 15:54  수정 : 2023. 10. 25(수) 10:0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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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 7월12일 오전 7시 30분쯤 40대 A씨는 전 여자친구인 60대 B씨 집를 찾아가 현관문을 계속 두드리다 B씨가 문을 열자 다짜고짜 폭행한 것도 모자라 1시간 30분 뒤 다시 피해자를 문을 계속 두드리고, 전화를 십수차례 거는 등 스토킹을 이어갔다. A씨는 재물손괴죄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아 복역한 후 출소 8개월만에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런 의사와 상관 없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A씨를 구속했다. 스토킹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는데도 구속된 전국 첫 사례다.

#30대 남성 C씨는 20대 여성 D씨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시청자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아이디 40개를 만들어 D씨에게 지속적으로 '밥 한 번 먹자'며 쪽지를 보내다 서면 경고와 전기 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각각 뜻하는 잠정 조치 1호와 3호 처분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다 스토킹 처벌법상 최상위 잠정 조치인 제4호를 결정 받아 유치장에 감금됐다.

23일 제주경찰청이 스토킹처벌법 시행 2년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제주경찰이 접수한 스토킹 112 신고는 286건으로, 하루 1건 꼴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363건에 비해 피해 신고는 22.2%(171건) 줄어들고 검거 비율은 59.8%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도내 검거율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25.3%포인트 높았다.

경찰은 스토킹 범죄를 주의-위기-심각 3단계로 나눠 관리자를 따로 두는 민간대응시스템 도입하고, 고위험군 가해자를 상대로 찾아가는 교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피해를 줄이는데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스토킹 범죄 가해자의 연령대를 보면 40대가 25.6%(43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 24.4%(41명), 20대 20.2%(34명), 30대 20%(25명) 등의 순이었다.

가해자 성별로는 남성이 7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관계는 전 애인 관계가 51.8%로 가장 많았고, 가족·친척 관계(6.0%)도 있었다.

이밖에 스토킹 범죄는 수요일 밤 9∼12시에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전체 피해자 중 여성이 77.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련기관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스토킹범죄 대응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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