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열기 속 주변 상권 '골머리'

탕후루 열기 속 주변 상권 '골머리'
끈적이는 특성상 청소 어렵고 쓰레기는 무단투기
불편 속출하며 주변 상권들 '노 탕후루 존' 표명
  • 입력 : 2023. 10.31(화) 16:59  수정 : 2023. 11. 01(수) 18:01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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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 반입이 안된다는 글귀가 붙여져 있는 제주시내 한 매장.

[한라일보] "탕후루 때문에 미치겠어요. 탕후루 꼬치에 걸려 손상된 옷을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탕후루 제발 들고 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탕후루는 딸기나 포도, 파인애플,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과일을 꼬치에 꿴 뒤 설탕과 물엿을 입혀 만드는 중국 또는 대만과자이다.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마라탕을 먹은 뒤 탕후루를 먹는 것이 소위 말하는 '국룰' 코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학교 주변, 제주 시내 상권 할 것 없이 우후죽순 탕후루 가게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주변 상권은 탕후루에 쓰이는 나무 꼬치와 끈적이는 설탕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탕후루 반입을 금지하는 '노(NO) 탕후루 존'까지 등장했다.

31일 제주시내 탕후루 매장 주변 100여 m를 살펴본 결과 4곳의 가게가 탕후루를 갖고 매장에 들어 올 수 없다는 반입 금지 스티커를 부착했다.

제주시 모 탕후루 가게 주변의 옷가게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원 A씨는 탕후루로 인한 피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탕후루 반입 금지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A씨는 "손님이 탕후루를 갖고 매장에 들어왔다 손잡이 역할을 하는 나무 꼬치에 진열된 니트가 걸려 올이 풀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아무리 들고 오면 안된다고 말해도 소용이 없으니 아예 반입을 금지하는 '노 탕후루 존' 업소를 표방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같은 매장에서 근무하는 20대 B씨도 "탕후루 과일들이 바닥에 떨어져 그걸 밟은 손님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면서 "설탕물이 바닥에 떨어기도 하는데 워낙 끈적거려 청소도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탕후루 무단 투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곳도 있다. 제주시 초등학교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C씨는 탕후루를 먹고 난뒤 나무 꼬치를 무단으로 가게 인근에 그대로 버리고 가는 사람이 많아 매장 창문에 '탕후루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는 글을 써 붙여놨다고했다.

C씨는 "탕후루를 먹으면 길거리를 걷다가 안 보는 사이 카페 밖 화단에 버리고 나무꼬치를 버리고 가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치워도, 치워도 계속 버리니 결국 문구를 써 붙여 놓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일부 매장의 탕후루 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탕후루 꼬치들을 보면 문제가 많아 보인다"면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탕후루를 반입 금지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조치 같아 보인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시민은 "탕후루 나무꼬치를 무단투기 하거나 가게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전체 소비자가 아닌 개인 양심의 문제"라며 "반입 금지 조치는 탕후루를 사 먹는 소비자들이 모두 무개념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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