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高시대 "축의금으로 얼마가 적당한가요?"

신3高시대 "축의금으로 얼마가 적당한가요?"
고물가·고금리 속 축의금에도 인플레이션
5만원은 옛말.. 대부분 예식 장소 등 고려
  • 입력 : 2023. 11.09(목) 17:28  수정 : 2023. 11. 12(일) 17:00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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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물가상승이 축의금까지 반영됐어요. 이번 주말에만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2개나 있는데. 축의금으로 얼마를 내야 할지 고민입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이번 주말 직장동료와 친구의 결혼식을 앞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바로 물가상승을 고려해 축의금도 그에 따라 올려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각각 5만원씩 내려고 생각했었지만 요즘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면 5만원으로는 밥 값도 안된다는 말에 A씨는 결국 10만원씩을 내기로 결심했다.

A씨는 "5만원권이 나온 뒤로 5만원보다 더 내려면 바로 10만원이 됐다"라면서 "7~8만원을 주기에는 좀 그렇고 10만원을 주기로 결정하긴 했는데, 두 명이니까 10만원 씩이라고해도 20만원을 내야하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결혼식이 많아서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도 일정이 있는데 이렇게 축의금을 올려서 내다보면 월급을 다 써야 할 판이다"라고 한탄했다.

20대 B씨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초년생인 B씨는 처음 참석하는 결혼식을 앞두고 주변에 조언을 구하던 중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돈을 많이 낼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B씨는 "5만원이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주변에 물어봤는데 다들 당연하게 요즘 누가 5만원을 내냐고 했다"면서 "아무리 안 친한 사이여도 그렇게 내면 주고도 뒤에서 욕을 먹는다고 하더라. 고민 끝에 10만원을 내려고 한다"라고 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축의금에도 인플레이션이 덮쳤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축의금 플레이션' '청첩장 고지서'라는 말이 돌 정도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미뤄지거나 간소화됐던 결혼식이 정상화되면서 호텔 예식장을 시작으로 식대가 올라 기본 5만원이던 암묵적인 축의금 상황도 이젠 옛말이 됐다.

대부분의 도민들은 축의금 액수를 정할 때 예식 장소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60대 C씨는 "이제는 친한 정도에 상관없이 호텔 결혼식에 부부가 가면 20만원을 내야할 것 같아 한 사람만 가고 있다"면서 "식대보다는 많이 내야한다는 생각에 장소에 따라 축의금도 다르게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모 카드사가 고객 400여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을 진행한 결과 알고 지내는 사이에는 평균 8만원, 친한 사이에는 17만원을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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