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3 조례 개정, 왜 진작 의견수렴 못했나

[사설] 4·3 조례 개정, 왜 진작 의견수렴 못했나
  • 입력 : 2023. 12.04(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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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우리 속담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있다. 무슨 날벼락을 맞듯이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많이 쓴다. 제주도가 느닷없이 제주4·3평화재단 관련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떠오른 말이다. 4·3평화재단의 책임경영을 위해 이사장을 상근직으로 바꾸고 도지사가 직접 임명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반발해 고희범 이사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결국 제주도가 조례안을 수정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제주도는 엊그제 '제주4·3평화재단 관련 조례 전부개정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조례안은 지난 2일 입법예고 후 의견수렴을 거쳐 수정 반영한 것이다. 조례안에 따르면 이사장은 공모를 통해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의견을 반영해 도지사가 임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기존 비상근 이사장을 상근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사는 당초 도지사 임명에서 공모를 통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이사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오영훈 지사가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책임이 크다. 4·3평화재단 이사장을 도지사가 직접 임명하지 않아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밝혀서다. 진짜 문제로 삼은 것은 도지사가 이사장을 맘대로 임명하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4·3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왜 비판했겠는가. 4·3평화재단까지 정치화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도정이 바뀔 때마다 이뤄진 인사를 보면 짐작하고도 남는다. 도지사가 임명하는 자리는 거의 어김없이 선거공신이나 측근 앉히기였다. 조례 개정에 앞서 왜 진작 의견수렴 등 충분한 소통 없이 밀어붙였는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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