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낮부터 술마시고 운전? "낮에도 음주단속합니다"

[현장] 대낮부터 술마시고 운전? "낮에도 음주단속합니다"
경찰, 5일 제주전역서 음주운전 단속 실시
오후 1시~3시까지 2시간 동안 총 7명 적발
  • 입력 : 2023. 12.05(화) 16:54  수정 : 2023. 12. 06(수) 21:06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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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주시 애월읍 예원교차로에서 경찰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내리세요. 음주감지 됐습니다. 호흡측정하겠습니다."

5일 오후 1시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인근 도로. 단속이 시작된 지 5분 만에 30대 남성 A씨의 음주여부를 측정하던 음주복합감지기에 빨간불이 나왔다. 당황한 듯 얼굴이 빨개진 채로 차량에서 내린 A씨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호흡측정을 했다.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4%로 면허정지 수치였다.

그는 이내 술을 마신 시간과 경위, 행선지 등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오늘 오전 2시까지 지인들과 함께 식당에서 소주 2병가량 마셨다"면서 "애월읍에 위치한 농협을 가던 길이었다"라고 말했다.

제주경찰은 이날 오후 1시~3시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예원교차로와 제주시 화북2동 거로사거리,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유나이티드FC 클럽하우스 앞에서 불시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했다.

이날 단속에서는 대낮부터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도민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A씨가 단속된 지 약 20분이 흐른 오후 1시25분쯤 60대 남성 B씨가 적발됐다. B씨는 술을 많이 마신 듯 얼굴이 한껏 붉어져있었다. B씨는 경찰의 하차 명령에 차량에서 내려 호흡측정에 응하면서도 이내 "무슨 대낮에 음주단속을 하냐"면서 큰 소리를 쳤다.

B씨는 단속에 적발되기 30여분 전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소주 반 병을 마신 뒤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자택에 가는 길이라고 진술했다. 측정 결과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2%로 면허정지 수치로 나타났다.

진술을 마친 뒤 B씨는 이내 경찰관에게 "자동차 키를 달라"며 소리쳤다. 이에 경찰이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는 것은 범죄라며 택시를 타고 귀가할 것을 요구하자 B씨는 "내 개인 재산을 뺏을 권리가 경찰에게 있냐"면서 "자동차 키를 가져가려면 그 증거를 가져오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끝내 경찰이 B씨에게 자동차 키를 돌려주지 않자, B씨는 걸어서 귀가하겠다며 차량에서 본인의 짐을 챙긴 뒤 걸어갔다.

뒤이어 오후 1시49분쯤에는 50대 남성 C씨가 단속에 적발됐다. C씨는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5%로 면허정지 수치였으며, 제주시 광령초등학교 인근 식당에서 식사와 함께 막걸리 2잔을 마신 뒤 한경면사무소에 가는 길이었다고 진술했다.

이외에도 제주시 탑동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거로사거리까지 운전한 30대 남성과 어제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신 뒤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한 40대 관광객 등 제주전역에서 2시간 동안 총 7명이 적발됐다.

적발된 운전자는 모두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 면허정지 수치(0.03%~0.08%미만)였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다른 사람의 생명과 가정까지 파괴할 수 있는 범죄행위인 만큼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뿌리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음주운전 근절에 도민 모두가 동참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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