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전거 주차장 확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설] 자전거 주차장 확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입력 : 2023. 12.13(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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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공영주차장에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 조성됐다. 도내에서만 100곳이 넘는다. 문제는 자전거 이용 현황을 고려했기보다는 공영주차장 자동차 주차 대수의 20%에 해당하는 자전거 주차 대수의 주차장을 설치하도록 돼 있는 관련 조례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존 자동차 주차장을 1~2면씩 지우고 별도의 자전거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차량 운전자들의 불편은 더욱 커지게 됐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지사.

예나 지금이나 제주지역 자전거도로는 변한 게 없다. 도로 구조상 자주 끊기는 특성과 자전거가 편히 다니기 힘든 지형, 인도와 함께 운영되면서 사고 우려 등 문제점 투성이다. 비바람이 잦은 제주의 악기상도 도움이 안 되고 있다. 자전거 이용객이 늘어날 리 만무하다. 때문에 오랫동안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제주도는 자전거 활성화 및 15분 도시와의 연계를 위해 올해 말까지 '자전거 이용 활성화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대책만 마련하다가 끝낼 것인가.

분명 자전거 이용이 확대되면 탄소중립 실천에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역실정을 감안하지 않은 가운데 특정국가나 지역의 장점만을 따라하고 있다. 일률적으로 설치된 자전거 도로로 인해 보행자들의 불편이 속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지역과 자전거의 궁합이 맞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관련 근거에 따라 일단 설치해놓고 보자는 식의 행정은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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