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끼해 보내고 새해 '청룡의 기운' 맞자

[사설] 토끼해 보내고 새해 '청룡의 기운' 맞자
  • 입력 : 2023. 12.29(금) 00:00
  • 한라일보 기자 phot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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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엊그제 시작한 것 같았던 계묘년(癸卯年)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연초부터 숨가쁘게 달려온 해가 아닐 수 없다. 올해도 예외없이 다사다난한 해였다. 아쉽게도 웃음꽃을 피우는 일들은 거의 접하기 어려울 정도다. 반면 화마와 싸우던 20대 소방관이 순직하는 애통한 일이 발생했다. 수년간 이어졌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한껏 기대했던 삶의 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경제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의 긴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가 싶더니 이른바 '3고(高)'가 들이닥친 것이다. 고금리·고물가·고유가가장기화되면서지역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마스크 없는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그나마 기댔던 관광업계도 해외여행 수요에 밀려 울상이다. 어디 이뿐인가. 어업인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일본 정부가 지난 8월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돌입하면서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업인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수년째 제주지역 최대 갈등현안인 제2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돌파구도, 해결의 실마리도 좀처럼 열리지 않아 답답한 실정이다. 오영훈 도정의 핵심 공약인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작업도 시원찮다.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연내 국회 처리가 무산돼서 그렇다.

올해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화재 진압에 나섰던 젊은 소방관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80대 노부부를 먼저 대피시킨 후 이같은 일을 당해 더욱 슬프게한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제주에서 최연소로 당선된 도의원은 불명예 퇴진했다. 음주운전에 성 비위 문제로 결국 물러난 것이다. 물론 반가운 소식도 없지는 않다.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 가격이 호조세다. 5㎏ 기준 지난해보다 30% 가량 높은 1만원~1만1000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1997년 감귤가격 조사 이래 최고가란다. 새해 갑진년(甲辰年)에는 이같은 흐뭇한 소식들이 넘쳐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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