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인터뷰] 한올간병봉사회 변명효 회장

[송년인터뷰] 한올간병봉사회 변명효 회장
20년간 곳곳에 온기… "건강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
올해 '제44회 김만덕상' 봉사부문 수상자
20년 전 간병업무 수강생들 모여 봉사회 설립
이미용·반찬배달·목욕·말벗 등 다방면서 봉사
  • 입력 : 2023. 12.29(금) 00:00  수정 : 2023. 12. 31(일) 12:26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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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용·목욕 등 돌봄봉사를 해오고 있는 한올간병봉사회의 변명효 회장.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할 거예요."

올해 '제44회 김만덕상' 봉사부문 수상자인 한올간병봉사회 변명효(69) 회장의 말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변 회장은 수십년간의 봉사활동은 물론 받은 수상금마저 최근 제주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하며 계묘년 세밑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환갑'이 더 이상 노인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노인 돌봄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과제지만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제주사회 곳곳에서 숙명처럼 묵묵히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어 이 겨울은 그리 춥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변 회장은 노인들을 돌보는 봉사를 수십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미용, 반찬 배달, 목욕, 말벗 등 다방면에서 봉사회 회원들과 함께 온기를 전하고 있다.

그는 우연의 연속으로 찾아온 인연으로 한올간병봉사회를 만들고, 회장직을 맡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일이다. 당시 제주의료원은 노인전문병원으로 탈바꿈하면서 간병업무 교육 수강생들을 모집했다. 2002년 단순히 간병을 배우려던 100여 명은 우연히 제주의료원에 모였다. 배움 과정을 모두 마친 대부분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고, 반면 변 회장을 포함한 수료생 26명은 의기투합했다. '우리가 배운 것으로 봉사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뭉친 이들은 지금의 한올간병봉사회의 시초가 됐다.

'무료 간병 봉사 200시간'. 변 회장이 봉사회를 처음 설립할 당시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이자, 봉사회 가입 조건이다. 누군가를 돌보려면 최소 200시간은 배워야 한다는 생각 아래 회원들은 힘든 환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무료봉사를 자처했다. 봉사를 하다보니 한 사람을 돌보는데 간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한 변 회장은 필요한 봉사를 하나 둘씩 추가하며 봉사의 폭을 넓혔다. 회원들도 현재 150여 명으로 늘었다.

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항상 봉사를 할 때마다 온 정성을 기울인다. 그렇게 온 정성을 다해 즐겁게 봉사하다 보니 세월이 벌써 이렇게나 흘렀다는 그는 자신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회원들을 보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란다.

변 회장은 "어느덧 회원들도 이제는 돌봄을 받을 나이가 돼 가고 있는 데 계속 봉사를 해주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면서 "회원들을 보며 앞으로 제 스스로도 건강이 다하는 한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바지런한 성격의 변 회장과 묵묵하게 자기 자리에서 봉사하는 이들이 다가오는 갑진년 새해까지 그 온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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